[여의도풍향계] 대화 물꼬 튼 영수회담…협치까지 간극도 확인

장윤희 2024. 5. 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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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첫 회담을 가졌지요.

이후 여야가 이태원특별법에 합의하며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이 채상병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며 여야 관계는 또다시 냉각됐는데요.

이번주 여의도 풍항계에선 이번 영수회담의 의미와 함께 역대 영수회담은 어땠는지를 장윤희 기자가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최근 '영수회담'으로 정국이 들썩였습니다.

옷깃 '영(領)'에, 소매 '수(袖)'.

상단에 있고, 남의 눈에도 잘 띄는 우두머리, 정치권에선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만남을 의미하는데요.

권위주의적 뉘앙스 때문에 요즘 잘 쓰이지 않는 용어지만, 이번 회담은 명칭이든, 무엇이든 구애받지 않겠다는 양측 입장에 따라 전격 성사됐습니다.

인상 깊었던 장면 하나 가져와봤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달 29일)> "저희가 오다 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 (윤대통령 웃음) 고맙습니다."

국회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 그 물리적 거리는 가깝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만나기 어려웠다는 '뼈 있는 농담'이었습니다.

이러한 '거리감'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영수회담 이틀 후 이태원참사특별법 일부 내용을 수정해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한발씩 다가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양수 /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지난 1일)> "악법적 요소가 있으므로 삭제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2가지 있었는데 이 2가지 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협치의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지난 1일)> "수용하고 차라리 합의 처리하는게 좋겠다 판단한 것이고 이건 법리적 판단이 아니라 실무적, 실리적 판단을 한 것이고…."

대통령실은 여야가 이태원특별법을 합의 처리하기로 한데 대해, 영수회담이 그 계기가 됐다며 환영의 뜻을 내놨습니다.

<김수경 / 대통령실 대변인(지난 1일)> "여야 간 협치와 정치의 복원이 시작됐는데 이번 이태원특별법 합의는 그 구체적인 첫 성과라 평가합니다."

정국 흐름이 이처럼 '협치' 모드로 나아가나 했지만, 안타깝게도 하루만에 얼어붙었습니다.

이태원특별법을 합의 처리하기 위해 열린 본회의에서, 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추가 안건으로 올려 여당의 항의 퇴장 속에 단독으로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여당은 윤대통령에 거부권을 건의하기로 하면서, 공은 다시 윤 대통령에게로 넘어왔습니다.

역대 사례를 살펴봐도 이처럼 영수회담은 성사되기도 어렵지만, 그 결과를 장담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성공 사례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간 회담에서 나온 의약분업 합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의약분업을 예정대로 추진하는 대신 약사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하면서 의료 대란의 출구를 마련한 겁니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선거제 개편에 동의해주면 내각 임명권을 야당에 넘기겠다며 대연정을 제안했지만 박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와 만나 '세계 금융위기 공동대처' 등 합의사항을 이끌어냈습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이 2008년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를 만났을 때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이견만 확인해야 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던 2016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회담하기로 했지만, 추 대표가 당내 반대 의견 속에 하루 전 회담을 취소 통보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1년이 다 되어, 당시 제1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을 포함해 회동했고,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직전에는 단 둘이 만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 전 대통령(지난 2018년 3월 7일)> "국회나 당에 복잡한 사정이 있을 수 있고, 당내에서 반대가 있을 수 있는데도 이렇게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홍준표 /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2018년 3월 7일)> "과거에 북한에 속았던 전철을 이번에는 밟지 마시기를 저희들이 부탁드리려 왔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굵직한 국가 안보 사안을 계기로 머리를 맞댄 겁니다.

이처럼 영수회담은 주요 정책의 처리를 앞두거나 정국 반전의 계기를 만들 때, 서로의 필요에 따라 성사되어 왔습니다.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때도 있었지만, 빈손으로 끝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첫 회담에서 이견을 드러낸 부분도 적지 않았지만 앞으로 종종 만나자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는데요.

협치의 흐름을 조성하고, 실질적인 성과도 거두는 장으로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 (ego@yna.co.kr)

PD 김효섭

AD 최한민

#영수회담 #민생 #여소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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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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