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으로 키 작은 아이 ‘성장호르몬’으로 키 키운다?…독 될 수도 [부모 백과사전]

정진수 2024. 5. 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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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맘카페'에서 키와 관련된 상담은 꾸준히 올라오는 단골 소재다.

김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판이 충분히 열려있고, 투여 시작 나이나 기간에 따라서도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용량과 방법의 투여가 중요하다"며 "성장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으로는 척추측만증, 고관절 탈구, 일시적인 고혈당, 두통, 부종, 구토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부작용에 대한 검사를 병행하면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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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모두 키가 작아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아이도 키가 작아요. ‘성장 치료’ 효과 있나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인터넷 ‘맘카페’에서 키와 관련된 상담은 꾸준히 올라오는 단골 소재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입학 시기 ‘뼈나이 검사’를 통한 성장 치료가 기본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성장 치료는 어떤 경우에 필요할까. 

성장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병적인 저신장’에 해당될 때다. ‘저신장’증은 또래 어린이 중 하위 3%에 해당하는 경우로, 다른 아이들 평균 키에 비해 머리 하나 정도(10㎝ 이상) 작거나 1년에 성장이 4㎝ 이하로 자랄 때 의심할 수 있다. 

저신장의 많은 경우는 부모도 키가 작은, 유전적 소인에 의한다. 그러나 성장호르몬 결핍이나 성조숙증 등 질병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최종 신장 예측은 보통 손목이나 어깨, 무릎 등 X레이 촬영을 통해 이뤄진다. 다만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반대로 너무 많은 경우에는 예측이 어렵고, 무엇보다 사춘기 시기·진행 속도·성장 속도 등에 따라 오차는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성조숙증은 최근 여아들에서 발병이 증가하면서 학부모들의 경각심이 높은 질병이다. 보통 사춘기 이후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25∼30㎝ 정도 급격히 키가 크는데 성조숙증은 이 시기를 앞당겨 ‘키 손해’를 보게 만든다. 사춘기가 당겨진 기간 만큼 1년에 4∼6㎝씩 키가 줄어드는 셈이다. 

성조숙증 치료의 기본은 ‘성호르몬 분비 억제’다.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성선자극호르몬 유사체를 넣어서 뇌가 성호르몬이 많은 사태인 만큼 그 분비를 줄이도록’ 착각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성호르몬 분비를 지연시켜 성장기를 원래의 시기(만 11∼12세)로 미뤄주는 셈이다. 

성조숙증의 시기와 진행이 모두 빠를 경우나,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진단될 경우 사용되는 것이 ‘성장호르몬’ 치료다.

성장호르몬 결핍은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의 자극에 의해 간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IGF-1 검사는 비교적 하루 동안의 변화량이 적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자극검사보다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정상인의 수준보다 2 표준편차 이하로 감소되어 있다면 성장호르몬 결핍증을 의심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김자혜 교수는 “성장호르몬은 골격근과 장골을 성장시켜 신체의 최종 크기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며 “치료 시기는 성장호르몬 결핍증과 같은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2세 이후부터 치료할 수 있고, 임신주수에 비해 작게 태어난 저신장 소아의 경우에는 4세 이후부터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병적인 저신장이 아닌 경우에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남용되는 사례가 많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큰 키’에 대한 열망이 커진 탓이다. 

김 교수는 “호르몬결핍이 있는 경우 성장호르몬으로 키 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그러나 키가 정상 범위이며 호르몬 수치가 정상인 경우 성장호르몬 효과는 증명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성장호르몬 주사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8만3803명의 대상자를 포함한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 성장호르몬 주사는 전체 1.2%에서 두통이, 0.6%에서 척추측만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치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경우는 두통 0.4%, 척추측만증 0.2%로 나타났다. 성장 호르몬 치료와 관련한 이상 반응(AEs)의 발생률은 연간 10만명당 5.6에서 20.9 사이로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판이 충분히 열려있고, 투여 시작 나이나 기간에 따라서도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에 따른 적절한 용량과 방법의 투여가 중요하다”며 “성장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으로는 척추측만증, 고관절 탈구, 일시적인 고혈당, 두통, 부종, 구토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부작용에 대한 검사를 병행하면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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