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증원하려면 병원 4배 지어야…2.4조 주면 가능” 의대 교수협 세미나서 주장

박상현 기자 2024. 5. 4. 21: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장환 충북대병원·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1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충북대 의대 해부학 실습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교육 여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4.1 /연합뉴스

“의대 정원이 200명으로 늘어나면 병원을 4배로 지으면 된다. 우리 병원에 2조4000억원만 주면 (해결) 된다.”

배장환 충북대병원·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서울대 의대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세미나에서 “(의대 증원이) 된다는 쪽으로 설명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원이 기존 49명에서 151명 늘어난 200명이 된 충북대 의대를 예로 들어 이 정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앞서 배 교수는 의대 증원시 이에 따른 교육 여건 개선도 수반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배 교수는 이날 “소규모 학습·실습이라는 의대 교육 특성과 우리 실습실 현황을 고려하면 층당 30억원씩 120억원을 들여 4층 건물의 공간을 전부 바꾸면 된다”면서 “병상 수와 교수 현황 등을 고려할 때 병원을 4배로 늘려야 하며 (비용을) 2조4000억원만 들이면 된다”고 했다. 정부 의대 증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세미나 종료 후 배 교수는 “원점 재논의가 정부와의 대화의 필수 조건인데 증원이 중단된다고 해도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100% 복귀는 난망이다”면서 “(이들이 돌아오지 않아서) 내년에 의사와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을 텐데 대학병원은 무너질 것이고 국민들이 체감하게 되실 것”이라고 했다.

교수들의 휴진에 대해선 “환자를 많이 보는 교수들은 일주일에 250명씩 예약이 잡혀있는데 통상 4개월 단위로 예약이 돌아가기 때문에 교수 1명당 환자가 3000명을 넘을 수 있다”며 “교수들이 단번에 외래진료를 끊어버리겠다고 하지 못하는 이유”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4일 오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대강당에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 '한국 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의료계는 법원에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달 10일까지 정부가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와 현장실사를 비롯한 조사 자료, 대학별 배분 관련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재판부의 인용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모든 절차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전의교협은 세미나 후 기자회견에서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공정하고 과학적이며 수없이 많은 의료 전문가가 검토하고 만들었다는 수천장의 자료와 회의록을 사법부에 제출하고 명명백백히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