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과서 문제 어떡하나… 한일역사공동위원회 복원도 한 방편 [이우승의 이슈 돌아보기]
교과서 검정통과→외교부 비판성명·초치→수정요구, 성과 없는 ‘그들만의 리그’ 못 벗어나
소모적 논쟁 별개로 장기적 차원 맞춤형 대응 고민해야할 시점
“근린제국 조항 근거로 일본 정부가 적극적 개입하도록 해야”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복원, 교육현장서 사용될 공동사료집 추진도 논의해야
우리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외교부가 성명을 내고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거짓 기술을 포함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강인선 2차관은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일본 중학교 교과서 추가 검정 결과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초치라는 외교적 조치가 해당국에 엄청난 압박을 주는 것은 아니다. 주재국 정부가 해당 국가에 항의할 일이 있을 때 주재국의 해당 국가 외교관을 불러 항의하는 일련의 절차다. 외교부 2층으로 올라오는 일본 대사를 기자들이 기다렸다가 취재를 하지만, 이내 비공개 장소로 이동한다.
동북아 역사재단 뉴스 5월호에 실린 ‘키워드로 보는 일본 교과서 문제, 실상과 허상’(남상구 재단 연구정책실장)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일본 대표적인 우익 교과서인 지유샤와 이쿠호샤 채택률은 0.04%, 1.1%에 불과하다.
1,155,000권 중 12,000권에 불과하다. 채택률이 가장 높은 도쿄쇼세키 교과서의 채택률이 52.5%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격차가 있다. 또 내용도 도쿄쇼세키 교과서는 1905년 외교권 박탈, 1907년 황제 강제 퇴위 및 군대 해산, 한국의 저항운동, 무력에 의한 식민지배, 조선 문화와 역사교육 제한 등을 기술하고 있다. 한국식민지배에 대한 열강의 승인, 개발과 근대화를 강조하고, 일본이 한글을 보급했다는 내용을 담은 지유샤의 식민지화 관련기술과는 상당히 대비가 된다고 글을 설명하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반드시 다루도록 한 내용만 기술이 되면 추가로 기술하는 것에는 개입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고 이 글은 설명하고 있다. 검정 제도의 목적이 국가가 특정한 역사 인식과 역사 사실 등을 확정하는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일본 정부의 좋은 의도로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982년 만들어진 집필 기준에서의 근린제국 조항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웃나라에 대한 근·현대의 역사적 사실을 기술할 때는 국제협력과 이해에 대해서 필요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남 실장은 ”이 조항이 (의무가 아닌) 당위에 가까운 조항”이라면서도 “근린제국 조항이 있으니 한국이나 중국이 불쾌하게 생각할 만한 내용에 대해서는 ‘이것은 아니다’라고 우리가 지적할 수 있을 것”같다고 강조했다.
남상구 실장은 “실질적인 해법으로는 수업에서 쓸 수 있는 사료집을 공동으로 만들어 현장 교사에게 배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공동 교과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최소한 공동 사료집을 통해 현장 교육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남상구 실장은 “발칸 반도 쪽 국가들도 공동사료집 냈다고 한다. 우리도 수업에 사용할 수 있는 사료집이나 수업자료를 만들어 한일 양국 교사들에게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나눠주는 것이 실질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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