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변화를 이끄는 8가지 요인과 상가 투자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대한민국 상권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지난 4~5년간 정부 주도하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집합금지명령, 영업시간제한 등)가 대한민국 상권을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만든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고 완연한 탈코로나 시대가 자리했건만 상가시장의 침체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그 중심에는 상권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상권의 변화가 상가투자의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면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상권변화를 가져온 주요 요인을 살펴보자.
일례로 힙지로 상권을 들 수 있다. 힙지로 상권은 MZ세대가 찾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서울 을지로에 있는 뒷골목 상권이었다. 하지만 MZ세대가 찾고부터는 새로 생긴 가게만 해도 수백 개가 넘을 정도로 유명 상권으로 자리했다. 반면 MZ세대의 외면으로 상권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고전하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상권의 흥망성쇠는 주된 소비층을 얼마나 많이, 또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MZ세대를 잡은 상권과 그렇지 못한 상권간의 갭은 향후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커질 전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리단길을 들 수 있다. 경리단길은 젠트리피케이션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유명상권이다. 과거 이태원의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힘겨워하던 임차인들이 임대료가 저렴했던 인근 경리단길로 옮겨오면서 유명상권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경리단길이 SNS의 성지로 알려지면서 상권의 활성화로 이어지자 급등한 가격에 외지인에게 건물들이 상당수 매각됐고, 이는 결국 임대료 급등, 초기 임차인 이탈, 공실 증가 및 상권 약화를 초래했다는 점에선 부정적이다.
도입 초기만 해도 사업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어느덧 상가시장의 다크호스로 자리했다. 한발 더 나아가 급격히 늘어난 무인점포는 10~20대 젊은층의 인기를 끌어 모으면서 새로운 상권 트렌드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그런데 대학가 상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전성기때 모습을 되찾기는 커녕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곳이 적지 않다. 대면 수업이 재개됨에 따라 유동인구 증가 및 상권의 활성화를 기대했건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 비대면 수업에 익숙한 대학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단체로 모이는 활동을 즐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때는 대한민국 상권의 최고봉이었던 신촌 상권이나 이대 상권의 몰락이 대표적이다. MZ세대로 대별되는 젊은 소비층이 대학가 상권보다는 콘텐츠가 좋은 트렌드 리딩 상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권의 확장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당연히 정체된 상권보다는 확장성이 큰 상권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특히 신도시 건설(택지개발지구)과 함께 공급되는 분양상가의 경우 상권의 형성 및 안정화까지 많은 시간(5~10년)을 필요로 한다. 서둘러 상가를 분양받았다가는 상권이 채 형성되지 못한 까닭에 낭패 보기 십상이다. 설령 임차인이 맞춰진 상가를 분양받더라로 상권형성이 미약한 까닭에 얼마 못가 영업부진에 따른 임차인의 이탈 및 장기 공실사태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즉 빨대효과는 대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에 기존에 없던 고속철도나 고속도로가 들어설 경우 도시 상호간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되는데, 이때 대도시 상권이 중소도시의 상권을 흡입하는 현상을 말한다. 과거 KTX(SRT)가 개통되면서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지자 지방도시의 상권이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약화된 사례, 향후 GTX가 본격 개통되면 수도권 외곽지역의 상권이 약화되고 서울 강남권 상권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감 등이 빨대효과에 따른 상권의 변화를 예기하고 있다.
[이동현 하나은행WM본부 부동산자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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