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결국 SM-3 도입키로…'한국형 미사일방어'vs '미 체제 편입'
<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요즘 날씨처럼 한중 관계에도 훈풍이 불면 좋겠습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한국이 호주, 영국, 미국 세 나라 간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의, 공식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첨단 무기 기술 분야, 협력을 위해섭니다.
우리 군이 이지스함 탑재용, SM-3, 요격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비싼 돈을 주고 굳이, 살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조태열 외교장관이, 곧 중국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할 전망입니다.
껄끄러운 양국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앵커]
한국과 호주의 장관급 외교.
안보 대화가 오랜만에 열렸죠?
[기자]
양측 외교, 국방 장관이 참여하는 투 플러스 투 회담인데요.
2년 8개월 만에 처음 열렸습니다.
통상 2년에 한 번 정도 개최돼서, 작년에 하려고 했는데, 호주 측 사정으로 연기됐습니다.
이처럼 한국이 장관급 투 플러스 투 회담을 하는 나라는 현재로선 미국과 호주뿐입니다.
한국과 호주가 안보는 미국과 밀착하지만, 경제 측면에선 중국과 떨어질 수 없다는 점에서 같은 처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호주에 K-9 자주포에 이어 레드백이라는 보병 전투차량도 수출하기로 했는데요.
그만큼 방산 분야 협력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도 호주의 수도 캔버라가 아니라, 자주포와 레드백 현지 생산 공장에서 가까운 멜버른에서 열렸습니다.
[앵커]
이번 회담에선 요즘 핫한 안보 협력체죠.
오커스에 대한 협의가 있었다고 하던데요.
[기자]
호주, 영국, 미국의 영문명 이니셜을 따서 오커스라고 부르는데요.
2021년에 생긴 안보 파트너십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필러 원, 1군 멤버인 호주가 이 오커스를 통해 핵 추진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필러는 기둥, 축이라는 뜻입니다.
오커스가 한국을 인공 지능 등 기술 협력을 위한 필러 투, 2군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논의됐습니다.
의미는 한국이 오커스와 군사 기술 협력, 협정을 고려한다, 체결 가능성이 높다는 걸 공식화했다는 데 있습니다.
일례로, 일부 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AI와 로봇 기술 표준화 플랫폼을 공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물론 일정 수준의 의무와 제약이 부과되겠죠.
또한,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겠습니다.
관련해서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협의를 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앵커]
이 오커스도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거미줄식 양자.
소규모 다자 안보 협력의 일부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최근 흐름을 좀 정리해보면요.
윤 대통령이 작년 4월 워싱턴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확장억제 강화에 합의합니다.
넉 달 뒤에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서 본격적인 한미일 안보 협력에 합의했고, 11월엔 한국과 영국이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합니다.
외교. 국방 장관 투 플러스 투 회담도 하기로 했고요.
지난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과 오커스의 필러 투 협력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번 주 한국과 호주 회담에서도 이 사안이 다뤄진 거죠.
어제 미국, 호주, 일본, 필리핀 국방장관이 하와이에 모이기도 했습니다.
예전엔 미국을 중심축으로 동맹국을 자전거 바큇살 연결하듯 했는데요.
이제는 지역별 거점국을 활용해서 양자, 소그룹 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일명 격자형 바둑판식,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동북아는 일본, 남태평양은 호주, 동남아는 필리핀이 거점인 셈입니다.
[앵커]
이런 흐름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데, 우리 군이 미사일 방어망 확충을 위해서 SM-3 해상탄도탄 요격 유도탄을 도입하기로 했죠.
[기자]
처음 얘기가 나온 게 10년 전쯤인데요.
그간 많은 고민도 하고, 숱한 논란도 거치고 나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한 건데요.
SM-3는 해군 이지스함에 탑재해 사거리가 비교적 긴 탄도미사일을 고고도, 최고 500㎞ 상공에서 요격하기 위한 겁니다.
방사청은 SM-3가 도입되면, 적이 발사한 미사일을 중간 단계에서 실효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후방 지역에서 미사일 고각 발사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필요하다는 건데요.
북한의 저궤도 위성을 파괴할 때도 쓸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벌 떼 미사일 공격을 했을 때,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국 이지스함에서 이 SM-3를 쏴서 일부 격추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이 미사일이 실전에서 처음으로 쓰인 겁니다.
[앵커]
하지만, 굳이 우리가 상당히 비싼 SM-3까지 구매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기자]
SM-3 한 발 가격이 200-300억 원이나 하는데요.
사양에 따라 조금 다릅니다.
방사청에 따르면, 내년부터 5년간, 총 8천억 원을 들여 도입한다고 하니 30여 발을 살 수 있겠죠.
참고로 SM은 스탠다드 미사일의 이니셜입니다.
문제는 최근 북한이 한국 공격용으로 개발한 미사일이 KN-23과 24라는 고체연료 단거리 탄도미사일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해서 우크라이나에서도 쓰였다는데요.
여기에 연발 발사식 600mm 초대형 방사포도 있습니다.
이게 다 고도 50킬로미터보다 낮게 날아서 SM-3로는 요격할 수 없습니다.
천궁이나 패트리엇 같은 다른 미사일 방어 체계로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일각에선, 속된 말로 닭 잡는 데 왜 무리해서 소 잡는 칼을 들여오느냐고 묻습니다.
일본에 있는 미군기지, 괌, 하와이를 지켜주기 위한 거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건데요.
결국 미국 주도 미사일 디펜스 시스템 MD에 들어가기 위한 수순이라는 주장입니다.
물론, 우리 군 당국은 부인합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KAMD를 튼튼하게 하려는 거라고 강조합니다.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게 정말 우리가 필요하냐는 질문은 당연히 할 수 있고요. 준중거리나 중거리 미사일로 공격할 때 이때는 쓸 수 있는 거 아니냐 그 말은 맞아요. (이번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서 보듯이) 미사일은 최대한 국가들끼리 협업을 해서 막아야 실제 미사일 방어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앵커]
미사일 방어를 위해선 팀워크가 필요하다는 설명 같은데요.
특히, 북한의 미사일이 워낙 다양하고 성능도 좋기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한다는 게 상수죠.
현실적으로 우리는 미국의 확장억제와 한미일 안보 협력을 선택했습니다.
그만큼 안보 환경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건데요.
미국 MD에 공식 참여하냐 마냐의 경계선도 좀 흐릿해진 측면이 있습니다.
안보 협력도 기브앤 테이그, 서로 주고 받는 건데, 우리가 SM-3를 가지고 있으면, 일종의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4월 정상회담에서 호주와 미사일 방어 협력에 합의했는데, 이 세 나라 모두 SM-3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미국이 그린 그림대로, 미일호 미사일 방어 한 축이 현실화되고 있고, 다른 한축으로 한미일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겁니다.
[앵커]
오커스도 그렇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 관련 논란도 그렇고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우리 정부가 서먹한 중국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죠?
[기자]
조태열 외교 장관이 곧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할 거로 보입니다.
1월에 취임한 조 장관이 2월에 미국에 갔고, 주변 4강 중엔 그다음으로 중국에 가는 건데요.
이 부분도 최근 일련의 흐름을 좀 보면 좋겠는데요.
지난주 중국 랴오닝성의 하오펑 당 서기가 서울에 왔습니다.
코로나 이후 중국 지방정부 당서기의 첫 방한인데요.
중국 성의 공산당 서기는 성장보다 서열이 높죠.
지역 최고 실세이고, 해외 방문과 관련해선 중앙 정부와 교감도 할 거고요.
한덕수 총리와 조 장관이 직접 맞이하는 등 나름 융숭하게 대접했는데요.
껄끄러워진 한중 간, 고위급 인사 교류 재개의 신호탄으로 해석됐습니다.
우리 외교부의 설명입니다.
<임수석 / 외교부 대변인> "당서기 방한을 계기로 앞으로 한중간에 고위급 인사 교류가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대외적으로 언론에 비치는 거 하고 실제 한중 간에 외교채널 통해서 이뤄지는 거 하고 온도 차가 좀 있는 거 같습니다."
이달 중에 조 장관이 베이징에 가고, 5월 말엔 한일중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릴 가능성이 큽니다.
26일이라는 보도가 나왔죠.
중국은 시진핑 주석 대신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할 거고요.
최근 대중, 대러 외교도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도 작년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 주변국과 관계 등 상황 관리에 나선 모습입니다.
소강상태인 한중간 고위급 소통에는 숨통이 트일 거 같은데, 예전처럼 긴밀한 외교 공간이 열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한국과 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전략적으로 서로 필요한 사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겁니다.
모쪼록 오랜만에 시동이 걸린 고위급 교류의 결실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호주 #오커스 #SM3 #미사일방어 #북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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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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