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시위에 美대학 몸살...'비싼 학비' 대는 학부모는 뿔났다

김종윤 기자 2024. 5. 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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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억원 넘게 내는데 "학교 대응 미흡하다" 항의 잇따라
[현지시간 25일 '가자 전쟁 반대' 시위가 열린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교문 인근 지하철역 출입구에 경찰 출입 통제선이 처져 있다. (뉴욕=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미국 전역 대학에 번지는 가운데 학부모들이 대학 측의 미흡한 대응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시위에 참여하는지 여부와는 관계 없이 대학들이 학생들의 학습과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고 일 년에 거액의 학비를 내고 있는데 대학 측은 시위를 이유로 대면 수업을 취소하거나 시위 참여 학생들에게 강경한 대응을 하는 등 기대 이하의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게 부모들의 불만입니다.

보스턴에서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제프 게우르츠는 딸을 뉴욕의 리버럴아츠 칼리지(인문·사회분야 학부 중심대학) 바너드대에 보내고 있는데, 4학년인 그의 딸은 이번 주에 졸업논문을 발표하고 뒤이어 졸업생 오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으나 반전 시위로 대면 수업이 취소되면서 논문 발표와 오찬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올해 딸의 학비로 9만달러(약 1억2천만원)를 냈다는 게우르츠는 바너드대 총장에게 증오 발언에 대한 학교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항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그는 또 아이들이 "기대했던 만큼, 또 학비를 지불한 만큼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잇따른 제한과 취소로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딸이 이번에 서던캘리포니아대(USC)를 졸업한다는 라나 샤미는 당초 온 가족이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로 가 졸업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학교 측은 시위 때문에 졸업식 메인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샤미는 "4년간 터무니없이 비싼 등록금을 내야 했는데 졸업 축하 행사가 없다니 엄청나게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가 시위 참가 학생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고 보는 학부모도 있습니다.

새러 패닝은 버지니아주의 메리워싱턴대에 다니는 딸이 학기말 시험을 보던 중에 반전 천막 시위에 참여한 다른 학생들이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학교 측에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하도록 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는 학교 안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무단침입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학교 측이 시위 학생들을 지지할 경우 그동안 내오던 기부금을 늘리고 반대의 경우 줄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이처럼 기부금 액수를 줄이려 하거나 수업 취소를 이유로 등록금을 환불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분노는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 사교육이나 입시 컨설팅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경우 더합니다. 자녀가 4학년인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혼란을 겪은 터라 학비를 낸 만큼 얻었는지 따지는 경향이 더 크다고 합니다.

대입 지원 회사 커맨드에듀케이션의 대표인 크리스토퍼 림은 지난 1주일 동안 컬럼비아대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25명으로부터 이번 시위로 등록금을 전액 또는 일부라도 돌려받을 수 있을지 문의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림 대표는 "(자녀들의) 수업 참석이 막히거나 강의실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것은 바라던 바가 아니다"라며 학부모들은 "현 상황에 대해 매우 화가 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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