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빛 모여 거대한 어둠 밝히네" 롯데월드 빛 축제 '월드 오브 라이트'
매일 오후 8시부터 1층 퍼레이드 코스…총 6개 유닛 공연
재미·감동에 관람객 열광…7월엔 인터랙티브 요소 추가도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빛을 결국 어둠을 이긴다."(신약성경 요한복음 1장 5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1776년 미국 정치가·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
두 역사적인 '명언'을 온몸으로 체험할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매일 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올해 '개원 35주년'을 기념해 4월26일 론칭한 '월드 오브 라이트'(WORLD OF LIGHT)를 통해서다.
매일 오후 8시부터 8시30분까지 30분간 실내 어드벤처 1층 퍼레이드 코스에서 펼쳐지는, 이 신규 야간 퍼레이드는 기대했던 대로 '역대급'이다.
롯데월드 관계자로부터 "약 107억원이 투자됐다" "세계 유명 테마파크 공연 기획과 연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약 1년6개월의 개발 기간이 걸렸다" 등 사전 설명을 들었다.
영화 배급사에서 시사회 전에 기자들에게 "기대하지 마세요"라며 애써 기대감을 낮춰 혹시 모를 실망감을 줄이려는 것과 달리 너무 솔직히 얘기했다. 그래서 오히려 "왜 그러지? 순수한가? 아니면 아마추어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은 다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개원 25주년'이었던 2014년 세계 최초 '나이트 멀티미디어 퍼레이드'라는 영예와 함께 선보여 10년을 이어온, 인기 야간 퍼레이드 '렛츠 드림 나이트 퍼레이드'(Let's Dream Night Parade)를 과감히 퇴장시킬 만했다.
트렌드 변화와 기술 발전에 맞춰 다채로운 특수 효과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쇼'까지 더해 화려함을 극대화했다.
공들인 만큼 스토리도 특별하게 구성했다.
'월드 오브 라이트'라는 명칭에 걸맞게 "롯데월드 어드벤처 3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빛'이 어드벤처 대표 캐릭터 '로티' '로리'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파티를 만든다"는 테마다.
퍼레이드가 시작하기 전 실내는 어두워지고, 이내 푸른빛, 보랏빛으로 가득 찼다.
곧 경쾌한 음악과 함께 연기자들이 화려한 LED로 치장한 롤러 블레이드를 타고 등장해 흥을 한껏 돋웠다.
이들이 퇴장하자 관람객들의 눈은 약속이라도 한 듯 높디높은 천장으로 향했다.
환호 속에 롯데월드 수호천사 캐릭터 '로데뜨'가 날아오르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퍼레이드가 시작했다.
유닛 6개가 차례로 등장했다.
이들은 세계 각 지역을 상징하는 자연, 동물 그리고 문화 요소로 가득했다. 이를 관통하는 핵심은 '빛'이다.
화려한 '빛의 요정'을 선두로 가장 먼저 등장한 오프닝 유닛 '빛의 축하'. '다양한 컬러의 빛이 모여 화합을 이룬다'는 메시지를 설파하려는 듯 오색찬란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캐릭터 '분홍이'와 '주홍이'가 함께 나와 "만나서 반갑습니다"고 인사하면서 퍼레이드를 소개했다.
이어진 4개 유닛은 저마다 자신만의 컬러를 과시했다. 형형색색 조명과 빛을 받으면서 더욱더 아름다워진 의상은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낼 만했다.
첫 번째 유닛은 '빛의 열정'을 담아 붉은빛을 뽐냈다. 라틴 댄서와 투우사, 그리고 황소가 길을 닦자 불이 활활 타오르는 '피닉스'가 뒤따르며 뜨거운 무대를 꾸몄다.
두 번째 유닛은 '빛의 아름다움'이 콘셉트다. 동화에 등장할 것만 같은 럭셔리한 꽃마차와 화려한 샹들리에가 가득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고양이 캐릭터 '샤론캣'과 댄서들이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를 드러냈다.
'빛의 기적'을 모티브로 한 세 번째 유닛에서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곰 캐릭터인 '화이트 베어'와 펭귄, 북극여우 등 극지방 동물이 유빙에 몸을 은 채 황홀한 오로라를 만끽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네 번째 유닛은 '빛의 즐거움'을 담았다. 거대한 범선이 푸른 바다를 시원하게 가를 때 수면에 비친 빛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나온 엔딩 유닛인 '빛의 행복'은 오프닝과 마찬가지로 다채로운 컬러가 로티와 로리가 탄 퍼레이드 차량을 물들였다. 모든 빛의 화합·융합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그 앞에서 댄서들이 흥겨운 리듬에 몸을 맡긴 채 관람객들과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엔딩 유닛 공연이 끝나자 다시 천장에 로데뜨가 나타났다. 그러나 왠지 희미하기만 했다.
그러자 로티와 로리는 "멋지다. 빛으로 가득해"하면서도 "하지만 뭔가 부족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더니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빛들이 하나로 모이게 되면 하트는 더욱더 밝게 빛나고, 더 화려한 축제가 펼쳐질 거야"라면서 관람객들에게 "여러분, 도움이 필요해요. 행복과 사랑의 기억을 모아주세요. 마음의 빛을 보내주세요. 사랑하는 사람, 사랑의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어 남녀 듀오가 부르는 감미로운 메인 테마곡이 나지막이 흘렀다. "마음속 빛을 보내줘…(중략)…사랑을 떠올려봐!"
작은 빛들이 모인 덕일까. "모두의 마음이 하나가 됐어. 모든 빛이 여기 있어"라는 로티와 로리의 벅찬 목소리와 함께 행복과 사랑을 상징하는 구 모양 조형물 '더 라이트 오브 더 하트'(The Light of the Heart)가 찬란하게 빛나면서 축제는 피날레로 향했다.
메인 테마곡이 경쾌하게 편곡돼 울려 퍼지고, 지켜보던 관람객들도 박수와 허밍으로 하나가 됐다. 그러자 천장에서 "펑! 펑! 펑!" 화려한 불꽃이 터지면서 퍼레이드가 막을 내렸다.
어린이도. 어른도 모두 환호성을 내뱉었다. 기자도 세파 속에서 잃어버렸던 동심을 되찾은 듯한 고마움에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탈리아어 '루미나리에'(luminarie)로 불리는 '빛 축제'는 이젠 국내에서도 해마다 곳곳에서 열린다. 그러나 거의 조형물을 장식하는 정도의 '정'(靜)적인 행사에 그치고 있다.
'월드 오브 라이트'는 다르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동(動)적인 빛 축제'여서인지 더욱더 흥미진진했다.
메인 테마곡이 주는 감동도 놓칠 수 없었다. 가수도, 작곡가도 아직 공개되지 않고, 제목도 미정이라서 음원 사이트에도 당분간 올라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25주년 퍼레이드에서 가수 바다가 참여한 기념 테마송 '리슨 투 마이 어프리시에이션'(Listen to My Appreciation)처럼 히트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기자가 퍼레이드를 다 보고 귀가하면서도 흥얼거렸을 정도로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닛별로 각기 다른 테마 음악을 가진 것도 각 유닛을 더 감정이입을 하면서 볼 수 있게 만는 동시에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정성을 가늠하게 한다.
롯데월드 최홍훈 대표이사는 "지난 35년간 손님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감사한다"고 전제한 뒤, "그동안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신규 퍼레이드를 마련했다"며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손님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굿 메모리 크리에이터'(Good Memory Creator)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35년간의 퍼레이드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이 퍼레이드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방침이다.
우선 7월엔 음악, 스토리에 따라 컬러가 변경되는 '인터랙티브 헤어 밴드'를 국내 최초로 내놓아 퍼레이드를 관람객들과 함께 만들어 갈 계획이다.
그렇게 된다면 '작은 빛들이 뭉쳐 가장 밝은 빛을 만든다'는 주제 의식이 더욱더 빛을 발하기 충분해 보인다. 그 앞엔 어떠한 '어둠'도 없을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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