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반전시위 독일로 확산…300명 강제해산

▲ 베를린 훔볼트대에 모인 사람들

미국에서 시작한 대학가 반전 시위가 독일에서도 확산할 조짐입니다.

4일(현지시간) 일간 타게스슈피겔·쥐트도이체차이퉁에 따르면 전날 베를린 훔볼트대(HU)에서 300명 정도,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LMU) 캠퍼스에서 100명 정도가 연좌 농성을 벌였습니다.

학생들은 '팔레스타인 만세', '학살 중단' 등 팔레스타인 지지 구호를 외쳤습니다.

'컬럼비아에서 뮌헨까지', '독일 대학을 점령하라' 등 최근 미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확산하는 캠퍼스 시위에 연대한다는 구호도 등장했습니다.

율리아 폰블루멘탈 훔볼트대 총장은 시위가 아닌 토론 자리를 따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총장을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자)라고 비난하며 사퇴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훔볼트대는 지난 2월 이스라엘 대법관을 초청해 법학 토론회를 열었다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의 항의로 행사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베를린 경찰은 훔볼트대 캠퍼스 시위를 강제로 해산하고 퇴거를 거부하는 시위대 수십 명을 연행했습니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베를린의 대학에서 반유대주의와 증오, 혐오는 용납되지 않는다"며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상황을 만들려는 이들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베를린 경찰은 시위대가 선동 구호를 외치기 시작해 경찰관을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독일에서 금지된 구호인 '강에서 바다로'를 문제 삼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표언구 기자 eungo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