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협의회 “잘못된 정책 인정·수정하면 돼… 의대 증원 재검토해야”

박유빈 2024. 5. 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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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 의과대학이 모두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4일 사법부가 요구한 의대 정원 증원에 관한 근거자료와 회의록을 명백히 공개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공정하고 과학적이며 수없이 많은 의료 전문가가 검토하고 만들었다는 수천 장의 자료와 회의록을 사법부에 제출하고 명명백백히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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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증원 자료 명명백백히 공개해야”
40개 의과대학이 모두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4일 사법부가 요구한 의대 정원 증원에 관한 근거자료와 회의록을 명백히 공개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전의교협은 이날 서울대 의대에서 ‘한국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의교협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공정하고 과학적이며 수없이 많은 의료 전문가가 검토하고 만들었다는 수천 장의 자료와 회의록을 사법부에 제출하고 명명백백히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 의료계는 지난달 22일 정부를 상대로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배분하는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신청인 적격’이 없다며 신청이 각하됐으나 항고해 서울고등법원은 오는 10일까지 정부 측 증원 근거자료를 제출받은 뒤 결론을 내겠다고 밝힌 상태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정부가 주장하는 2000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자료와 현장실사를 비롯한 조사자료, 대학별 배분 관련 회의록 등을 제출하고 재판부의 인용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최종 증원 승인을 포함해 모든 절차를 진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전의교협은 이날 “2000명 증원 시 부실 교육 위험이 크다는 전의교협의 경고를 사법부가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일 법원 결정을 무시하고 아무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채 의대 모집인원 제출 현황을 공개했다”며 “이는 2000명 증원과 배분이 ‘깜깜이’ 밀실 야합에 의한 것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불통의 (정부) 정책 결정은 비단 의료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세계 최고라던 우리나라 의료를 2개월 만에 바닥으로 추락시켰고, 세계적 수준의 의대 교육 또한 강의실 하나에 수백 명이 수업을 듣던 과거로 회귀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의교협은 “정부는 의료농단, 교육농단에 이어 이제는 이를 감추기 위해 재판부 결정을 무시하면서까지 사법부를 우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열린 '한국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전의교협은 의학회 등과 연계해 의사 수 추계 모형의 타당성, 예산 및 투자 현실성 등을 검증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 30∼50명을 모아 정부 근거자료를 분석, 공개할 계획이다. 이 단체는 “잘못된 정책은 스스로 인정하고 수정하면 된다”며 “정부는 입학정원 확대 및 배분 절차를 당장 중지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전날 “법원이 요구한 수준의 자료는 최대한 정리해서 낼 것”이라며 “의대정원 배정위원회 명단은 의사 결정에 참여한 분들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숙의를 거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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