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 수수료 껑충, '통신비' 인상 요인 될까 [IT+]

이혁기 기자 2024. 5. 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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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 수수료 사실상 올라
급증한 번호이동 건수가 원인
이통3사, 알뜰폰 업체 부담 늘어
수수료 불똥 소비자에게 튈지도
최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이통3사와 알뜰폰이 내는 번호이동 수수료를 올렸다.[사진=연합뉴스]

소비자가 번호이동 3개월 내에 통신사를 한번 더 바꾸면 '추가 수수료'를 내는 제도가 생겼다. 납부 대상은 소비자가 아닌 통신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1일부터 소비자가 번호이동한 지 90일 이내에 추가로 번호이동할 경우 이통3사엔 4000원, 알뜰폰 사업자엔 2800원을 청구하기로 했다. KTOA가 기존엔 운영비 명목으로 800원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통3사와 알뜰폰으로선 각각 3200원, 2000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셈이다.

KTOA가 수수료를 인상한 건 왜일까. 이를 알아보려면 먼저 KTOA가 통신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소비자는 한번 번호이동을 하면 3개월간 번호이동을 할 수 없다.

다만, 소비자가 KTOA에 직접 문의하면 번호이동한 지 16일째부터 추가 번호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면 KTOA는 소비자가 이동할 통신사로부터 수수료를 걷는다. 소비자의 문의를 받고, 번호이동을 해주는 일종의 대가를 받는 셈이다.

KTOA에 따르면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전년(452만9524건) 대비 23.9% 증가한 561만2973건을 기록했다. 2019년을 기점으로 매년 감소하다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KTOA는 이번에 인상한 수수료를 상담사 인건비와 전산 유지보수 등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번호이동 건수가 가파르게 늘어났으니, 이통3사와 알뜰폰에 관련 비용을 분담시키겠다는 거다.

관건은 이번 수수료 인상이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수년째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온 이통3사가 인상된 수수료를 우려해 요금제 변경제를 변경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실적 측면에서 여유가 있는데다, 여론의 눈도 있어서다. 지난해 이통3사의 총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58조3686억원을 기록했다. 합산 영업이익도 4조4008억원으로 2021년부터 3년 연속 4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이통3사보다 상대적으로 영세하고 실적이 좋지 않은 알뜰폰 업체다. 지난해 9월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들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 합계는 268억원에 그쳤다. 한해에만 4조가 넘는 이통3사와 비교하면 성적이 초라하다.

[사진=연합뉴스]
[자료 |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그런데 알뜰폰 간 번호이동 건수는 지난해 총 162만6164건으로 전체 번호이동의 29.0%를 기록했다. 알뜰폰이 시장에 나온 2010년 이래 가장 많은 번호이동 건수다. 번호이동 건수가 많은 만큼 추가 수수료도 더 많이 내야 한다. 알뜰폰 업계가 이번 수수료 인상을 두고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치는 이유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약정이 없는 요금제를 즐겨 쓰는 알뜰폰 이용자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알뜰폰 서비스가 있으면 곧바로 번호이동하는 성향이 짙다"면서 "늘어난 번호이동 수수료가 알뜰폰 업체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들이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마케팅을 소극적으로 펼치거나 요금제 가격을 올리면 결국 소비자까지 손해를 보는 셈"이라고 말했다. 과연 이번 수수료 인상은 알뜰폰 시장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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