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전격 이적! 고우석에겐 희소식인데…美 언론 냉정한 시선 "연봉 떠넘긴 SD, 더블A 기록 낙관적이지 않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더블A 기록은 큰 낙관론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4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4대1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메이저리그 역대 두 번째 '양대리그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받는 대가로 고우석을 비롯해 딜런 헤드, 제이콥 마시, 네이선 마토렐라까지 유망주들을 떠나보냈다.
2023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빅리그 진출에 대한 뜻을 내비치지 않았던 고우석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깜짝'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오자,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었다. 신분조회 요청이 반드시 메이저리그 계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이에 고우석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22시즌 61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세이브왕'과 함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던 고우석은 지난해 44경기에서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부진한 시즌을 보냈던 만큼 빅리그 구단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포스팅 마감이 임박해졌다. 이때 고우석의 영입을 희망한 구단이 등장했다. 바로 김하성을 통해 아시아 선수로 재미를 본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에게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10억원)의 계약을 제시했다. 그리고 양측이 모두 동행을 희망할 경우 2026시즌에는 연봉 300만 달러(약 41억원)를 받을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따라서 계약 총 규모는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8억원). 기대했던 만큼의 큰 계약은 아니지만,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버저비터 계약을 통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빅리그 입성은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불안한 투구를 거듭했던 고우석은 가까스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시리즈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진행된 스페셜매치에서 '친정'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이재원에게 일격을 맞는 등 또다시 불안한 모습을 내비친 끝에 결국 26인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그리고 샌디에이고의 배려 속에서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는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도 고우석의 투구는 실망스러웠다. 지난달 6일 더블A 데뷔전에서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는데, 이후 두 경기에서 3이닝 동안 4실점(3자책)으로 부진했다. 이후 다시 한번 무실점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으나, 다시 두 경기 연속 실점하며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고우석의 평균자책점은 6.75까지 높게 치솟았다. 도저히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고우석은 지난달 24일 경기부터 2일까지 네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끝내 샌디에이고에서는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이번 트레이드는 고우석에게는 분명 희소식이다. 마이애미가 2년 연속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넣은 핵심 전력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것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포기했다고 봐도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고, 뎁스를 다지겠다는 의도다.
마이너리그에서 분명 부진하고 있지만, 일찍부터 시즌을 포기한 마이애미 입장에서는 고우석을 콜업해 빅리그 등판 기회와 경험치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샌디에이고에서도 40인 로스터에는 포함이 된 계약이었기 때문에 마이애미로 트레이드가 되더라도 '메이저리그 계약'이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2025시즌의 경우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기 때문에 죽이 되더라도 고우석을 기용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의 전망은 꽤 비관적이다.
'CBS 스포츠'는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이 불펜에서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저조한 성적으로 더블A로 강등됐다. 고우석은 평균자책점 4.38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49를 기록했다"며 "마이애미의 고갈된 투수진과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을 고려할 때 고우석에게 메이저리그 기회가 갈 수도 있지만, 더블A의 기록은 큰 낙관론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디 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이유로 아레아즈의 연봉 1060만 달러(약 144억원)의 일부라도 덜어내기 위해 450만 달러가 보장된 고우석을 떠나보낸 것으로 봤다. 매체는 "고우석의 연봉을 마이애미로 돌려보내기 위한 것 같다"고 짚었다. 현재 고우석은 그저 '골칫덩이'로 평가받고 있는 셈. 과연 이 여론을 고우석이 뒤집을 수 있을까. 어쨌든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