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피해…‘후지’ 등 만생종 사과 열매 없고 잎만 무성

유건연 기자 2024. 5. 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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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에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합니다. 지난해 잦은 비와 탄저병·우박 등 각종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30% 줄었는데, 올해는 아예 매달린 사과가 없습니다."

사과 주산지인 경북 북부지역 영주·봉화 등지에서 만생종 사과꽃이 피지 않는 이상 현상이 발생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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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북부지역, 개화율 저조
꽃이 피지 않아 잎만 무성한 만생종 사과나무 모습.

“사과나무에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합니다. 지난해 잦은 비와 탄저병·우박 등 각종 자연재해로 수확량이 30% 줄었는데, 올해는 아예 매달린 사과가 없습니다.”

사과 주산지인 경북 북부지역 영주·봉화 등지에서 만생종 사과꽃이 피지 않는 이상 현상이 발생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열매솎기(적과)가 한창일 시기지만, 꽃이 아예 피지 않아 열매도 달리지 않았다. 피해는 만생종 부사계통의 오래된 나무 위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3223㎡(4000평) 규모로 사과농사를 짓는 임학규씨(64·영주시 순흥면 지동리)는 “산비탈을 일궈 조성한 9917㎡(3000평) 규모의 부사밭은 올해 아예 꽃을 찾아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반면 평지에 있는 3305㎡(1000평) 밭에는 8년생 부사나무에 꽃이 만개해 적과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어 더 답답하다”고 했다.

농가·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나무 한그루의 개화율이 평년과 비교해 30∼40% 수준에 그쳤고, 심한 곳은 임씨 과원처럼 나무 전체에 아예 꽃이 피지 않은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원인으로 지난해 6∼7월 폭우와 잦은 비로 토양 속 양분이 많이 유실된 문제와 8∼9월 잎이 노랗게 변하면서 떨어지는 갈색무늬병 창궐, 늦가을 우박 등 이상기후 후유증을 꼽았다.

이동혁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센터장은 “지난해 유독 잦은 비와 갈색무늬병 확산, 과다 착과에 따른 해거리, 배수 불량밭, 고령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도 농가들은 정부가 물가 관리를 한다며 사과 수입을 거론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병욱 전국사과생산자협회 경북도지회장은 “사과 수확량이 준다고 하면 정부에서 또 수입을 운운할까 봐 농가들은 가슴앓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가와 전문가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이런 이상 현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술 연구·보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인찬 영주 풍기농협 조합장은 “농가는 수확을 못하더라도 내년 농사를 위해 수세 관리와 방제 등은 정상적으로 해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사과 생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일상화된 이상기후에 대비·극복할 수 있는 품종 개발과 기술 보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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