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난 전공의들, 선배 의사들에게 털어놓은 고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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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수련병원을 이탈한 지 11주가 지나고 있다.
한 전공의는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끝내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B씨는 "수련하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환자들이 지역의사를 잘 못 믿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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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수련병원을 이탈한 지 11주가 지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까.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 심포지엄을 주최했다. 심포지엄에는 교수들뿐 아니라 전공의 약 20명이 참석해 한국 의료의 현실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A씨는 “의료현안 협의체를 만드는 과정 중에 있는데, 대표들만 사인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대표 한두명만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전공의들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 정부가 마음에 드는 대안을 주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지역의료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전공의 B씨는 “수련하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환자들이 지역의사를 잘 못 믿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B씨는 “의료계, 정부, 국민이 공감하는 문제의식은 지역의료가 미흡한 부분 있다는 것”이라며 “대안으로 항상 지역 1차 의료를 강화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젊은 의사가 1차 의료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건데, 환자들이 1차 의료에 있는 젊은 의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수련병원에 찾아온 환자들이 ‘동네 병원에서 치료를 잘못해 대학병원으로 왔다’는 말을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의사가 정말 부족하냐”고 묻는 전공의도 있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C씨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언급하며 “예를 들어 중증외상 환자가 그 환자를 수술할 의사가 없는 병원에 도착하면 환자는 최종치료를 못 받고 치료가 지연되고, 악결과 일어난다”며 “이건 최종치료 역량과 전원 체계를 개선해야 하지, 이게 어떻게 의사 수 부족으로 얘기가 나오냐”고 지적했다. C씨는 필수의료에 대해서도 “전문의가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는 게 문제고, 자기 일을 못 하고 다른 일을 하게 되는 ‘배치’의 문제”라며 “그게 어떻게 의사 수 부족이 원인이 되냐”고 꼬집었다.
C씨는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라면 이 문제가 의사의 절대 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아님을 알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대통령실도 입과 귀를 닫고 있다”며 “이게 정보 전달이 제대로 안 돼서 생긴 문제인지, 십상시들이 눈을 가리고 있는 건지,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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