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친명’ 박찬대 원내지도부 출범… 22대 국회 전망
“실천하는 개혁 국회가 될 수 있게 힘껏 뛰겠다.“
민주당 22대 총선 당선인들 170명은 이날 당선자 총회에서 22대 국회 1기 원내대표로 박찬대 의원을 택했다. 그동안의 국회의원 임기 첫해 원내대표 선거와 달리 사실상 추대였다. 통상 임기 첫해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과 소속 의원들의 상임위원회 배정, 의원회관 사무실 배정 등의 권한이 있어 경쟁이 치열했다. 총선 기간부터 잠재적 유권자인 각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도우며 얼굴도장을 찍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후보군이 하나둘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추대가 이뤄졌다.
박 원내대표는 후보 등록 1주일가량 앞두고, 이재명 대표 ‘당원과의 대화’ 유튜브 생중계에 깜짝 출연하며 사실상 ‘명심’이 반영된 후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초 후보군으로 분류된 한 의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표와 당원이 원하는 후보가 특정된 상황이었다“라고 전했다. 정권심판론이 작용한 총선이었던데다, 여느 때보다 당원 입김이 강하게 적용된 총선이었던 만큼, 온건파 혹은 비이재명계가 나서기 어려웠던 환경이었다는 설명이다.
22대 국회 민주당은 비명횡사 친명횡재 논란에도 이 대표가 공천한 후보군이 당선됐고 과반 의석을 달성했다. 그 결과 친이재명계는 이번 총선으로 사실상 민주당 주류를 꿰찼다.
이 대표가 이날 원내대표 선거를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초선 당선자들에게 “독립된 헌법기관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각각 정치적 신념에 따른 주장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길 바란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서도 이 대표가 당을 장악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는 2022년 6월 의원 워크숍 분임토론 당시 “저는 개밥에 도토리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을 비주류로 규정했던 이 대표가 초선 의원들에게 ‘쓴소리’를 하라고 강변한 셈이다.
원외 친명계를 자처하며 사실상 ‘친위대’로 불린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주요 당직을 꿰찬 것도 이 대표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도 나온다. 혁신회의 상임대표 김우영 당선자는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민형배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을, 재선 강득구 의원은 수석사무부총장에 임명됐다. 황명선 당선자와 박균택 당선자는 각각 조직사무부총장과 법률위원장에 임명됐다. 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직책에 강성 친명계가 포진한 셈이다. 한 3선 의원은 세계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총선 민심, 당원 민심은 당 주류로 친명계를 택한 것”이라며 “그동안의 정치 문법으로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친명계의 주류화는 ‘뉴노멀’”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 선출을 두고 사실상 이 대표의 수권 능력 시험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 일성으로 ‘21대 국회는 효능감이 없다’고 규정한 가운데 22대 임기 첫해,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수권 능력‘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민주당의 단독 입법과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복될 가능성도 적잖다.
박 원내대표는 ‘강경파’ 정치인들로 원내 지도부를 꾸린 만큼 대여 투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대여 관계 방향성을 묻는 말에 “제1야당에 과반 의석을 준 초유의 사태다. 민심은 제1야당에 책임 있게 국회를 운영하라고 했다”며 “민주당이 여당일 때는 협치의 이름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협치는 아름답지만 입법부로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민에게 효능감을 주기 위해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방송3법 등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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