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키노 “타협할 뿐 포기하지 않아요”[인터뷰]

장정윤 기자 2024. 5. 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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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 네이키드(NAKED) 제공.



가수 키노가 새 출발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첫 EP 앨범 ‘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 발매를 앞둔 키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키노의 첫 EP ‘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는 이별 후의 분노부터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에서 느끼는 다양한 사랑의 감정을 과감하고 위트 있게 표현한 앨범이다.

이번 앨범은 ‘네이키드(NAKED)’를 설립 후 발매하는 첫 번째 앨범이다. 앨범 발매 전 스포츠 경향과 만난 키노는 EP 발매를 앞두고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사람들이 키노가 어떤 걸 하려는지 알릴 수 있게 됐어요. 대중의 반응이 기대됩니다. 제작 과정 전반에 하나도 빠짐없이 다 참여했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회사 직원과 함께 준비했어요. 이런 디테일한 과정을 거쳐오다 보니 더 소중한 것 같아요. 내 자식 같은 이 앨범을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키노는 인터뷰 현장에서 타이틀 곡 ‘Broke My Heart’을 기자에게 직접 들려줬다. 회사 사람, 친한 친구들 외엔 처음 들려준다며 꽤 긴장한 듯 보였다. 노래가 끝나자 키노는 “‘Broke My Heart’는 사랑에 배신을 당한 사람이라면 떠올렸을 생각들을 가사에 담았다”며 “가장 심혈을 기울였고, 그래서 자신 있는 곡”이라고 했다.

‘Broke My Heart’은 이별 후 분노에 대한 가사지만, 멜로디에선 청량함이 느껴진다. 펜타곤의 음악이 떠오른다는 소감을 전하자, 키노는 “정말요?”라며 놀라더니 “근데 듣기 좋은 말이다. 제 음악을 듣는 분들이 펜타곤 때부터 절 좋아하신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펜타곤 때부터 프로듀싱에 참여 해서 솔로 앨범에도 묻어나는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키노. 네이키드(NAKED) 제공.



키노는 펜타곤에 대해 애정을 표하면서도 완전체 활동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키노는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만료 이후 지난해 12월, 1인 기획사 ‘네이키드(NAKED)’를 설립했다. 키노가 몸담은 그룹 펜타곤은 전속계약이 만료되며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펜타곤이 해체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요. 멤버들 끼리 각자 솔로 프로젝트를 하다가 기회를 만들자는 얘기를 했거든요. 펜타곤 멤버들은 정말 가족 같아서 같이 음악을 녹음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거 같아요.”

키노는 자신이 펜타곤 멤버들과 연락하는 빈도가 가장 높다며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면서도 멤버들에게 미리 곡을 들려주진 않았다고 했다.

“멤버 우석이한테만 미리 곡을 들려줬어요. 원래는 다른 멤버들한테도 곡을 쓸 때마다 들려주는데 이번에는 대중의 입장에서 봐주길 바랐죠. 음악만 들었을 때와 전반적인 프로모션과 콘텐츠와 함께할 때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멤버들은 누구보다 솔직해요. 별로면 별로라고 얘기해주는 사람들이죠. 그래서 (발매 후) 리액션이 궁금했어요.”

키노 SNS.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만료 후 키노는 이적이 아닌 1인 기획사 설립을 택했다. 키노는 그 이유에 대해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계약기간이 끝난 뒤 솔로 활동을 위해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려고 여러 곳을 만났어요. 미팅 과정에서 느낀 건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을 가려면 생각보다 위험하다는 거였죠. 그래서 망해도 혼자 망하자는 생각으로 1인 기획사를 설립했어요. 하지만 이제 식구들이 많아져서 망할 순 없습니다.(웃음)”

대형 기획사에서 1인 기획사로 옮기며 힘든 점은 없을까. 키노는 “어느 정도 타협은 했지만, 목표한 것을 포기하진 않으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1인 기획사의 장점에 대해선 “꽁냥꽁냥 일하는 재미가 있다. 전에는 대규모로, 다 인원이 이동하곤 했는데 1인 기획사에서 일하나 보니 우리끼리 일하는 맛이 있더라”라고 했다.

키노는 기획사 설립 후 이전 회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 경외심이 생겼다고 했다.

“실무를 보다 보면 ‘회사에서 이런 부분들까지 신경 써줬다고?’ 싶은 부분들이 많아요. 큐브 직원분들께 경외심이 생기더라고요. 얼마 전에 큐브엔터테인먼트에 갔다가 대표님, 부사장님과 잠시 티타임을 가졌어요. ‘어때, 힘들지’라고 하셔서 너무 힘들다고, 정말 대단한 일을 하셨다고 인사드렸습니다.”

키노 SNS.



그렇다면 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 키노가 1인 기획사를 통해 이루고 픈 목표가 뭘까.

그는 “아이돌과 아티스트 면모를 믹스하는 것이다. 회사의 목표는 국내, 아시아, 글로벌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레이블이 되기까지 장기적인 꿈을 꾸고 있다. 멋진 아티스트들을 육성하고 영입해 하이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가 되는 게 비즈니스적인 목표”라며 “가수로서의 저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면서 사람들과 공감하고, 큰 공연장에서 노래하고 싶다”고 밝혔다.

글로벌 레이블을 꿈꾸는 키노는 최근 꿈의 크기만큼 특별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에서 특별한 셀프 홍보를 펼쳤다. 관중 한가운데서 ‘Discovered any new Artist? Now you have. Big drop on May 2nd(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셨나요? 이제 찾으셨습니다. 5월 2일 대공개)’라고 세긴 피켓을 든 것. 해당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를 통해 확산됐고, 100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거뒀다.

키노는 당시를 회상하며 “‘재밌는 거 한번 해 볼까’ ‘이번 앨범 프로모션 중에 뭘 해 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색다른 걸 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처음엔 단순하게 ‘거기에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으니 우리 음악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관심 가지지 않을까. 동양인이 이런 피켓을 들고 가면 신기하게 쳐다볼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실제로도 신기하게 쳐다보더라고요. 이렇게까지 (반응이) 올라올 줄은 몰라서 너무 기분 좋은 이틀이었습니다.”

한편, 2일 발매된 키노의 첫 EP ‘If this is love, I want a refund’는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장정윤 온라인기자 yunsu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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