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

최우영 기자 2024. 5.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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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마켓]
하이브,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도약 위해 2021년부터 게임사업
자회사 하이브IM에서 인더섬 with BTS 등 게임 개발
방시혁 의장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도약 위한 시도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진=하이브
BTS(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히트를 통해 국내 연예엔터테인먼트 1위에 오른 HYBE(하이브). 창업자인 방시혁 의장의 고민은 BTS의 뒤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였다. 이를 위해 다수의 산하 레이블에서 다양한 아티스트를 키워내고, 이들을 위한 팬덤 커뮤니티 사업도 직접 운영하고, 음성합성 AI(인공지능)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도 인수했다.
그런데 뉴진스, 르세라핌, 아일릿이 나오기 전부터 손을 댄 '의외의 분야'가 있었다. 연예기획사와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는 게임 자회사 HYBE IM(하이브 IM)이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와 마찬가지로 넥슨 출신인 정우용 대표가 이끄는, 하이브의 유일한 '비 연예부문' 자회사다.
리듬게임사 인수해 BTS IP 활용한 게임 자체개발
인더섬 with BTS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얘기하는 지민. /사진=하이브IM 유튜브 캡처
하이브IM의 전신은 2016년 설립된 Superb(수퍼브)다. 설립한 해에 모바일/닌텐도 스위치용 리듬게임 '피아니스타'를 글로벌 출시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인기웹툰 '유미의 세포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리듬게임도 내는 등 리듬게임 전문 개발사로 자리잡았다. 2021년에는 하이브 아티스트들을 활용한 '리듬 하이브'도 출시했다.
2021년 9월 하이브의 게임사업부문 하이브IM이 Superb를 흡수합병했고, 2022년 4월 하이브IM은 별도 자회사로 독립했다. 2022년 6월엔 BTS IP를 활용한 '인더섬 with BTS'를 내며 꾸준히 인기 몰이를 했다.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 퍼블리싱 등 사업영역 확대
별이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 /사진=하이브IM
리듬게임 등을 자체 개발하며 부티크 개발사로 자리잡은 하이브IM은 2022년부터 외부 게임 퍼블리싱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IP 역시 하이브가 가진 아티스트들을 넘어서 외연을 확장했다.

하이브IM은 2022년 9월 마코빌이 개발 중인 '프로젝트 OZ(OZ Re:write)', '프로젝트 B(배틀리그 히어로즈)'의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같은 해 11월엔 플린트가 개발하는 RPG(역할수행게임)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8월에는 박범진 전 넷마블네오 대표가 만든 게임사 아쿠아트리에 300억원을 투자하면서 아쿠아트리가 개발하는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 A'의 퍼블리싱도 맡기로 했다.

퍼블리싱 신작 중 가장 먼저 첫 선을 보인 것은 '별이되어라2'다. 지난달 2일 글로벌 동시 출시 이후 1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선 매출 6위에 오르는 등 초반 흥행에도 성공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수익은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이브IM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보다 14.8% 줄어든 308억원, 영업적자는 197억원을 기록했다. 개발인력 수급에 따른 급여 지출(217억원)이 2022년보다 80.6% 늘었고, '별이되어라2' 등 투자를 집행한 뒤 이익을 환수하지 못한 것들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방시혁의 게임 투자 "오랫동안 지켜보다 확신이 생겼다"
박지원 하이브 CEO가 2022년 11월 19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2'에 참석해 게임 산업 진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하이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22년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2'에서 하이브IM의 '별이되어라2' 퍼블리싱을 소개하며 게임사업에 뛰어든 이유를 직접 밝혔다. 당시 방 의장은 "(게임 투자를)내 결단으로 진행한 것으로, 즉흥적으로 하게 된 게 아니다"며 "어려서부터 게이미피케이션에 관심을 갖고 공부했을 정도로 게임산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방 의장은 "하이브가 음악만으로 중요한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고, 우리 플랫폼이 고객들에게 어떠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게임을 오랫동안 지켜봤다"며 "결국 게임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되는 순간이 왔고, 게임업계 출신인 박지원 대표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아울러 "BTS를 처음 만들 때 지금처럼 성장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저 K-팝 팬들이 원하는 것, 아티스트들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며 "게임은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도 덧붙였다.
게임 '빅3' 넷마블 방준혁 의장 친척동생
/사진=넷마블
방시혁 의장은 국내 게임 빅3로 꼽히는 넷마블의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의 친척 동생으로 알려졌다. 넷마블과 하이브 간 투자 및 파트너십의 바탕에는 이 같은 '혈연 관계'가 깔려있다는 후문이다.

넷마블은 2018년 하이브에 2014억원을 투자하며 '친척 밀어주기'라는 오해도 받았다. 이 논란은 지난해 11월 넷마블이 보유 중이던 하이브 주식 250만주를 처분하며 투자금을 회수하자 쑥 들어갔다. 당시 처분금액은 11월 6일 종가 기준 5688억원이었으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할인이 적용돼 이보다 소폭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넷마블 입장에선 성공적인 투자였다. 넷마블은 지난해 블록딜 이후에도 503만주를 보유하며 하이브 2대 주주(12.08%)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양사 간 IP 협업도 이뤄지고 있다. 넷마블이 2019년 선보인 육성 시뮬레이션 'BTS월드'는 BTS IP를 기반으로 한다. 2020년 나온 소셜 시뮬레이션 게임 'BTS 유니버스 스토리' 역시 마찬가지다. 넷마블이 인수한 코웨이의 광고모델로 BTS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관계에 기인한 바가 크다.

넷마블 관계자는 "하이브와 지속적 우호관계를 이어나가며 게임과 엔터산업 양 분야에서 동반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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