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북한판 ‘뉴타운’…낮아지고 촘촘해져 외

KBS 2024. 5. 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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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판 뉴타운이 평양에 또 들어섰습니다.

2022년 4월 송화거리, 2023년 4월 화성거리에 이어 이번에 들어선 세 번째 북한판 뉴타운은 임흥거리인데, 겉모양에서 기존 신도시와는 꽤 차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건물 높이가 송화거리나 화성거리에 비해 대폭 낮아지고 건물 밀도도 더 빽빽해졌는데요.

신도시 모습이 이렇게 크게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북한은> 첫 번째 소식, 북한판 뉴타운 이야기입니다.

[리포트]

착공 후 1년 2개월 만에 지어졌다는 평양의 신도시 임흥거리.

지난달 16일 열린 준공식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했고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매체들은 또 만 세대 규모 임흥거리에 있는 여러 편의시설들을 보여주며, 주민 복지를 선전합니다.

[조선중앙TV/4월 17일 : "우리 인민에게 이 세상 최고의 문명. 최대의 복리를 안겨주시기 위해 불철주야의 사색과 로고를 바쳐 가시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북한은 기존 송화거리 아파트가 80층, 화성거리는 60층이라며 자랑해 왔는데.

[유미/북한 유튜버 : "제가 알고 있기로는 화성거리는 150여 정보(150만 ㎡)의 면적에 다양한 초고층, 고층 살림집들, 공공건물, 봉사망, 시설물들이 배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엔 높이 자랑을 쏙 뺐습니다.

임흥거리의 최고층 건물은 40층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물이 갑자기 낮아진 이유는 무엇보다 전력난으로 승강기 가동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옥종호/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명예교수 : "북한의 물 공급이나 전기 공급이 그렇게 원활하지 못해요. 초고층을 선호 하건 선호하지 않건 그 문제가 아니고 공급의 타당성, 가능성 측면에서 층수를 낮출 수밖에 없다."]

부지 면적도 크게 줄었는데, 임흥거리는 화성거리의 절반밖에 안 됩니다.

노동신문에선 이를 놓고 요즘 추세인 '부지 절약형 도시 형성 방식'을 따랐다고 설명하지만, 건물들이 촘촘하게 들어서면서 주거 환경에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옥종호/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명예교수 : "'부지 절약형 도시 형성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별로 쓰지 않는 용어거든요. 동과 동 사이의 간격, 인동 간격이 가까워지면 옆에 건물 이렇게 들여다보이잖아요. 겨울에 바람이 불 때 골바람이 굉장히 깊어지게 되는 문제가 있어요."]

북한은 지난 2021년부터 평양에 해마다 만 세대씩 살림집을 지어 모두 5만 세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앵커]

항일 빨치산 정신…“지도자 무조건 신뢰”

북한엔 국군의 날이 2개 있는데요. 먼저 정규군인 조선인민군 창설을 기념하는 건군절이 있습니다.

그리고 김일성이 조직했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항일 빨치산이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을 기념하는 4.25가 있습니다.

특히 4.25는 휴일이면서 명절로 불리는데, 지난달 25일 김정은이 김일성 군사종합대학을 찾아 4.25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도자를 무조건 믿고 따르면서 고난을 함께 이겨내자는 이른바 '빨치산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요즘 북한은> 두 번째 소식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우레와 같은 환호 속 김정은이 등장합니다.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을 기념하기 위해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찾은 겁니다.

[조선중앙TV/4월 26일 : "우리 혁명무력은 장장 90여 성상에 걸치는 세월 언제나와 같이 승승장구의 일로만을 줄기차게 걸어왔으며."]

1948년 2월 8일 정규군으로 창설된 조선인민군의 뿌리가 바로 조선인민혁명군이라는 교시에 따라, 한때 군 창건 기념일이 2월 8일이 아니라 4월 25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김일성 우상화를 적극적으로 하잖아요. (항일운동을 내세워) 그 정통성과 역사성을 더 부각하기 위해서 그 당시에 이제 건군절을 2월 8일에서 4월 25일로 변경하게 됩니다."]

그러다 김정은 집권 후 건군절 날짜를 조선인민군 창건일인 2월 8일로 되돌리고, 4월 25일은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이라고 명확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정작 2.8 건군절은 조용히 넘어가더니 4.25기념행사에는 참석해 대조를 보였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자기 정권에서 공식 지정한 국가기념일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계속 더 중요하게 하고 싶지만 지금의 정치적인, 경제적인 상황이 항일 빨치산의 정신을 다시 호명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은 2월 8일 건군절보다는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의 창건일이 좀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른바 '항일 빨치산 정신'에서는 지도자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 등이 강조되는데, 현재 상황에서 북한 정권에겐 이런 정신이 더욱 필요해졌다는 겁니다.

노동신문은 항일유격대 지휘관들이 김일성을 따랐던 것처럼 주민들도 김정은을 따라야 한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항일 빨치산 정신이 강조될수록, 또 4.25에 무게가 실릴수록, 이는 북한 내부 사정이 그만큼 어렵고 결속이 약화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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