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말이 진짜였네' 포스테코글루, 사실 화도 잘 낸다..."F***! 앞으로 패스하라고!"

고성환 2024. 5. 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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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흔치 않은 장면이 포착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토트넘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26라운드 순연경기에서 첼시에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18승 6무 10패, 승점 60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며 5위에 머물렀다. 1경기 더 치른 4위 아스톤 빌라(승점 67점)와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 4위 싸움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첼시는 14승 9무 11패(승점 51)로 8위가 됐다.

무기력한 패배였다. 토트넘은 시작부터 큰 위기를 내주며 휘청이더니 전반 24분 트레보 찰로바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후반 27분 니콜라 잭슨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으며 무너졌다.

부정할 수 없는 완패였다. 토트넘은 점유율(63%)만 높았을 뿐 좀처럼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슈팅을 19개나 시도했지만, 골문 안으로 향한 건 3개에 불과했다. 선발로 나선 손흥민도 상대 수비에 막혀 큰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느덧 3연패다. 토트넘은 뉴캐슬 원정에서 0-4로 대패했고, 안방에서 열린 아스날과 북런던 더비에서도 2-3으로 패했다. 그리고 첼시 원정에서까지 무릎 꿇으며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분노를 참지 못했다. 그는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32분경 터치라인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화내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영국 '미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충격받은 토트넘 선수들에게 격분했다. 그는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파페 사르를 향해 '파페, 그만 백패스해! 빌어먹을(Fu**ing)! 앞으로 패스해! 너 앞으로 패스하라고!'라고 고함 쳤다"라고 전했다.

이를 지켜본 게리 네빌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르와 로메로에게 옳은 선택을 내렸다. 딱 부러졌다"라고 높게 평가했다. 카렌 카니 역시 "앵그리 엔지! 솔직히 난 그가 이렇게 화를 내고 활기를 띠는 모습을 본 적 없다. 토트넘은 계속 중원으로 들어가 공을 내줬다. 브레넌 존슨과 손흥민 말이다. 그들은 소유권을 잃고, 실점으로 연결된 프리킥을 내줬다"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평소 침착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유명하다. 그는 '빅 엔지'라 불리며 온화하고 인자한 리더십으로 토트넘을 이끌어 왔다.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기 때문에 이번 분노가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사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불 같은 모습은 손흥민이 이미 공개한 적 있었다. 손흥민은 지난달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좋아한다. 사실 사랑한다"라며 "몇몇 사람들은 그가 라커룸 밖이나 클럽 밖에서 선수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때때로 정말 정말 정말 화가 나 있다. 기쁘지 않을 때는 큰 소리를 지른다"라고 밝혔다.

물론 단순히 화를 잘 낸다는 뜻은 절대 아니었다. 손흥민은 "난 그게 좋다. 내가 해야 할 일을 깨닫게 해준다. 그는 매우 규율을 갖췄고,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걸 요구한다. 난 그와 10개월 정도 함께했지만, 축구에 관한 부분을 배워왔다. 인간으로서는 더 많이 배웠다. 아주 감명받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대중들에겐 놀라운 이야기였다. '풋볼 런던'도 이를 전하며 "손흥민은 사람들이 볼 수 없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숨은 모습을 공개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자회견과 터치라인에서 침착한 사람이지만, 토트넘 주장은 그 반대쪽을 본 적 있다"라며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자주 보기 어려운 분노의 면이 있음을 인정했다"라고 조명했다.

토트넘이 앞으로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숨은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토트넘은 오는 6일 리버풀 원정을 시작으로 번리-맨체스터 시티-셰필드 유나이티드 4연전을 치른다. 한 번이라도 더 미끄러지면 4위 희망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토트넘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없다는 것.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핵심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오직 공격 축구만을 외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잘 통했지만, 이제는 상대 팀들도 파훼법을 찾아내면서 한계를 노출 중이다.

세트피스 수비 개선도 시급하다. 토트넘은 이번 경기에서도 프리킥 상황에서 두 골을 내주며 3경기 연속 세트피스로 실점 중이다. 자책골까지 포함하면 올 시즌 세트피스에서 허용한 골만 16골에 달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꾸준히 세트피스가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지만, 이제는 세트피스 수비에 신경 써야 한다는 손흥민의 쓴소리를 들어야 할 때로 보인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카이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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