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걱정병’ 걸린 이들을 어찌할꼬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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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세요,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결혼하지 마세요, 역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여자를 믿으세요.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여자를 믿지 마세요. 역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는 어떤 결정이든 인간은 후회를 계속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욕망과 그것을 잃을까 걱정하는 불안으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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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르케고르는 어떤 결정이든 인간은 후회를 계속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지적한다. 염세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도 부정적 생각을 끊어내지 못했다. “내 머릿속에는 내가 신중히 숙고한 후에 행동하거나 결정한 일임에도 매번 부당하게 반대하고 논박하는 야당이 존재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욕망과 그것을 잃을까 걱정하는 불안으로 괴롭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는 ‘존재의 무’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불안을 결코 억제할 수 없다. 우리가 곧 불안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무는 ‘걱정 중독’이 현대인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우리의 삶은 나아졌지만, 단 하나 정신 건강만은 과거에 비해 뒷걸음치고 있다. ‘만약에...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의 고리가 우리를 미로에 꽉 가둬두고 있다. ‘시험에 실패하면 어떡하지?’ ‘암에 걸리면 어떡하지?’ ‘회사에서 잘리면 어떡하지?’ ‘투자에 실패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은 불안장애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전체 유럽인의 약 3분의 1이 한번쯤 이런 질병에 걸린다고 한다.
스웨덴 웁살라대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은 저자 롤란드 파울센은 불안과 걱정이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되었는가를 머나먼 과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문명사적으로 파헤친다. 저자가 책 말미에 자신의 불안을 공유해준 모든 분께 감사를 표명했듯, 구체적인 사례들이 설득력을 더한다.
생각병에 걸린 현대인들에게 불안을 견디는 힘과 능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결국 삶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 해답이 있다고 저자는 넌지시 말한다.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과 불안한 세계를 인정하면서도 한발 내딛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그래야 세상의 본질에 더 가까이 가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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