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여당 '당권 경쟁'…주자간 신경전 가열

이승재 기자 2024. 5.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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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군에 나경원·윤상현·안철수·유승민 거론
한동훈 위원장 등판설도…측근 "상황에 따라 달라"
나이 연대 두고 장외 설전…나 "기분 나빠" 선 그어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총회에서 안철수(왼쪽), 나경원 당선인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4.22.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차기 당대표 후보들의 장외 신경전에도 불이 붙었다. 총선 참패에 책임이 있는 친윤계 인사들보다는 수도권·비윤계 등 비주류 인사들로 당권 경쟁 구도가 잡히는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 내에는 유력한 당권 주자로 나경원 당선인과 윤상현·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대외에 알리지는 않았다. 다만 당 안팎 인사들로부터 권유를 받는 등 물밑에서 출마 분위기가 형성되는 중이다. 실제 당권을 겨냥한 행보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현 상황에서 가장 활발한 잠재 후보는 5선 중진에 오른 윤상현 의원이다. 윤 의원은 험지로 불리는 수도권에서 생환한 중진이라는 점에서 총선 직후부터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돼왔다. 총선 참패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연이어 열면서 당을 향한 쓴소리를 뱉기도 했다.

유력 당권 주자를 향한 견제도 나서는 모습이다. 그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같은 수도권 중진인 나 당선인을 겨냥해 "나·이(나경원·이철규) 연대 흐름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 연대는 소위 말해 총선 민심에 역행하는 것이고, 한마디로 담합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안철수 의원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안 의원 같은 경우 (나·이 연대를) 지켜보고 있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주장하는 걸 찬성한다"고 지적했다.

나·이 연대는 친윤인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고, 비명인 나 당선인이 당대표를 맡아 균형을 맞추는 시나리오를 뜻한다. 앞서 안 의원도 이러한 연대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 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며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성찰·혁신·재건의 시간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국민의힘 무엇을 혁신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윤상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4.04.29. kkssmm99@newsis.com


연대설이 일파만파 퍼지자 나 당선인은 직접 진화에 나섰다. 당선인 캠프 내부에서도 이를 근거 없는 소문으로 보고, 불쾌해하는 기류가 읽힌다.

나 당선인은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에서 '나·이 연대'에 대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지난 1일 라디오 출연에서는 톤을 높여 "진짜 기분 나쁘다. 굉장한 고약한 프레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연 누가 이런 악의적인 프레임을 만들었을까 아주 궁금해하고 있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전당대회에 나갈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당이 진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 나라를 위해서 바뀌어야 되고 둘째는 당을 위해서 바뀌어야 된다"며 "그런 점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제가 할 일이 뭔지 고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부연했다.

당 일각에서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설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언젠가는 출마를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다"며 "다만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전당대회 룰'을 두고 당대표 후보들 간 눈치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현재는 당원투표 100%로 당대표를 뽑는데, 수도권·비윤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국민여론조사 비율을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비율에 따라 각 후보 입장에서는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윤·안 의원은 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를 주장한 바 있다. 나 당선인과 유 전 의원은 구체적인 비율까지는 거론하지 않았고,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밝혔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오는 9일 원내대표 선거가 끝난 이후 본격적으로 전당대회 경선 방식 등과 관련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함께 비대위원 구성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후 인천 연수구 인천대학교 교수회과 대회의실로 '청년의 미래와 정치'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특강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4.05.02. amin2@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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