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바보’ 감독 “‘슬의생’ 보고 안은진 캐스팅, 잘 될 거라 확신했다”[EN:인터뷰]

박수인 2024. 5.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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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민 감독 / 넷플릭스 제공
김진민 감독 / 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종말의 바보' 감독이 각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를 공개했다.

김진민 감독은 5월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각본 정성주 / 연출 김진민) 인터뷰에서 안은진(세경 역), 김윤혜(인아 역), 전성우(성재 역), 김여진(여미령 역) 등을 캐스팅한 이유와 함께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즐거움을 드러냈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김진민 감독은 '종말의 바보'를 끌고 가는 주인공으로 안은진을 택한 이유에 대해 " 자기 반 아이들을 잃은 선생님 역할이니까 얼굴에 신뢰감이 있어야 하고 친숙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우 중 누가 있을까 하다가 '슬기로운 의사생활' 중에 은진 씨가 (김)대명 씨를 기다리면서 혼자서 케이크 놓고 모노드라마처럼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걸 보면서 '얘 봐라? 혼자서 잘 노네' 했다. 그 연기가 굉장히 자연스럽더라. 꾸밈없고 잠재력이 대단할 것 같다 생각해서 시청자들이 이 배우에게 녹아들 수 있겠다는 현실감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꽂혔다. 아는 분 소개로 소속사 대표님을 만났고 '(안은진이) 꼭 필요하다 주셨으면 좋겠다' 청을 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래서 고민을 길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캐스팅 후) 교실 장면을 찍는데 확신이 들었다. 회상으로 들어가는 한 신인데 그 신 찍으면서 내가 잘했다고 스스로 만족했던 것 같다. 진짜 선생님 같다고 혼자 생각했다"는 만족감을 표했다.

특별히 주문한 부분은 많지 않았다고. 김진민 감독은 "은진 씨가 저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하는데 어떤 얘기를 했을 때 제 생각과 맞지 않을 때가 여러 번 존재했다. 서로 설득하고 설득 당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 과정이 부드러웠던 것 같다. 은진 씨의 제안들에 설득 당한 적이 많았다. 그러면서 이 배우가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다. 굉장한 설득력을 지닌 배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강한 힘을 가진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한다. 어떤 역할을 해도 잘할 것 같다"고 확신했다.

안은진은 '종말의 바보' 촬영 후 MBC 드라마 '연인'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김진민 감독은 소위 스타 반열에 오른 안은진에 대해 "저희 작품을 먼저 찍었는데 은진 씨가 그렇게 될 거라고 100% 확신했다.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를 남들이 안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꽃을 피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던 것 같다. '연인'이 잘 되는 걸 보면서 가슴에 와닿는 연기를 하는 걸 알게 됐다. 더 큰 꽃을 피웠으면 좋겠다"며 애정을 표했다.

김윤혜는 전투근무지원 대대 중대장 역을 맡았다. 김진만 감독은 "인아 역은 캐스팅 마무리 단계까지 못 찾아서 최종적으로 캐스팅 디렉터에게 또 누가 있냐고 물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나타났는데 이미지적으로는 좋은데 한 번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해서 세번 째 이야기할 때 같이 하자고 했다. 아역배우로 데뷔했지 않나. 내공이 있었던 사람이라 촬영하면서 많은 과정이 있었고 고집스럽게 대치도 많이 했다. 은진 씨보다 저를 훨씬 더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다. 제가 역할에 대한 주문을 까다롭게 했던 것 같은데 미운정 고운정이 쌓여서 결국 잘 해결해나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서로 신뢰를 획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갈수록 신뢰를 갖게 됐다. 마지막에는 딸과 화해한 아빠 같은 느낌이었다"고 김윤혜와 함께 한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전성우를 사제 역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는 "성우 씨는 무대에 많이 오르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다른 드라마도 꽤 했지 않나. 신부 역할은 얼굴은 많이 알려지지 않더라도 잘 어울리는 사람을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성우 씨의 공연도 봤고 '열혈사제'도 나와서 이미지적으로 순수함, 순수함이 부서지는 게 잘 표현되겠다 싶었다. 연기는 워낙 잘하니까 걱정할 건 없었다"고 전했다.

유아인을 제외, 소위 '스타 캐스팅'을 하지 않은 이유도 밝혔다. 김진만 감독은 "등장인물이 되게 많은 작품이지 않나. 특급스타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그 문법에 따라 다시 정리돼야 했을 거다. 스타를 데리고 왔으니까 시청자들은 그만큼 더 보고 싶을 거 아닌가. 또 스타들은 기회도 많지 않나. 업계가 유지되려면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기있는 선택을 하면 또 새로운 스타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 누군가가 조금씩 용기내주면 그 바탕이 더 넓어지니까. 저 역시 신인일 때 유명한 작가님이 받아준 기억이 있어서 신인들을 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누구나 탤런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서로 도와준다면 또 다른 스타가 탄생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이 업계가 더 큰 놀이터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한편으로는 겁이 없는 것이고 한편으로는 즐기기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말의 바보'에는 김진민 감독의 아내인 배우 김여진도 출연한다. 김진민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에도 출연했던 바. 그는 "같이 하게 되는 경우에는 1번이 작가님의 요구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역할 김여진 씨가 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할이 맞는 게 있으면 같이 하는 거다. 제가 같이 해야 한다고 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도 (정성주) 작가님이 먼저 물어오셨다.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역할이었다. 수녀 역할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해서 그 역할인 줄 알았는데 젊은 수녀라고 하더라.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을 부탁하셔서 놀랐다. 제작자, 작가님이 원하시는 경우가 1번인 거다. (김여진이 작품에서) 함께 할 때 만만치 않은 배우이기 때문에 저도 각오를 해야 한다. 정확하고 좋은 배우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배우로서 대한다"고 말했다.

작품 관련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편이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훌륭한 동료이기 때문에 작품의 약점과 강점에 대해 물어보기는 한다. . '종말의 바보'의 약점은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것처럼 좀 어렵다는 것, 강점은 미세한 결들을 잘 살릴 수 있다는 거라고 간단하게 말했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얘기해주시는 것과 똑같은 얘기를 들었다"며 "배우들이 이해하는 영역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기도 한다.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반영을 하게 된다"고 답했다.

'종말의 바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전했다. 김진민 감독은 "조금은 철학적인 대답이 될 수도 있는데 디스토피아물을 하면 생존 가능성을 놓고 하는 게 재밌지 않나. 그런데 만약 이 작품이 처음부터 그랬다면 하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반쯤은 디스토피아물이기는 하지만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살 거냐는 질문을 해보고 싶었는데 작품 자체도 그렇고 그거에 대해 좋은 질문을 담겨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서 선택했다. 그걸 한 번쯤 생각하는 작품이 됐다면 제가 하고자 하는 건 이뤄주셨다고 생각한다. (성과적인 부분의)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좋게 봐줬던 분들이 이러한 질문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면 굉장히 고맙다. 주변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는 얘기들을 해줘서 내가 크게 실수를 한 건 아니지 않을까 한다. 질문이 담긴 작품이었다면 할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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