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국에 대해 잘 모른다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2024. 5. 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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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기자들이 직접 선정한 이 주의 신간. 출판사 보도 자료에 의존하지 않고 기자들이 꽂힌 한 문장.

여왕은 떠나고 총리는 바뀐다

권석하 지음, 안나푸르나 펴냄

“한국인이 아는 영국은 잘못된 영국이 많습니다.”

지은이는 1982년 무역상사 주재원으로 영국에 가서 현재까지 살고 있다. 40년 넘게 영국에 살며 한국인의 눈에 비친 영국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영국과 유럽 문화에 대해 여러 매체에 기고했다. 영국 국기 유니언잭은 서울의 어느 카페 소파 쿠션에도 있고, 머그잔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막상 영국에 대해선 잘 모르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소감이다. 예를 들어 영국 왕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말이 그렇다. 영국의 모든 법률은 상하원을 통과한 이후 영국 왕의 재가를 받아야 효력을 발휘한다. 왕의 재가를 받지 못해 폐기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영국의 정치·총리·왕실·언론 그리고 브렉시트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오늘부터 나를 고쳐 쓰기로 했다

김선영 지음, 부키 펴냄

“한 번뿐인 인생, 부실한 몸이라고 대충 포기하고 살기에는 너무 아깝다.”

한때 별명이 종합병원이었다. 딱히 큰 병을 앓는 건 아니지만 늘 골골대는 몸은 남들이 해내는 것만큼, 평균이라고 일컬어지는 기준만큼 따라잡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도 자도 피곤하고 밥을 먹으면 속이 불편했다. 타고난 아토피는 떡볶이 집에 들어갈 때도, 연인을 만나는 일 앞에서도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했다. 밤샘 근무와 불규칙한 노동으로 악명 높은 방송작가를 10년 동안 했다. 메인 작가가 되면 다 나아질 줄 알았다. 그 자리에 올랐지만 해결되는 것은 없었다. 30대 초반 나이에 작가 일을 그만둔 뒤 저자는 깨닫는다. 생은 어느 한 지점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새로운 점을 찍는 일이라는 사실을. 부실한 몸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나서는, 작지만 꾸준한 실천들이 담겨 있다.

 

유튜브, 제국의 탄생

마크 버겐 지음, 신솔잎 옮김, 현대지성 펴냄

“지옥이 펼쳐지고 있었죠.”

2000년대 중반, 미국 실리콘밸리의 허름한 사무실에서 세 청년이 장난처럼 시작한 동영상 사이트가 어느새 전 세계를 지배하는 초거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유튜브는 ‘누구나 온라인 방송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라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전 세계의 콘텐츠 소비 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이 책은,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 기자 마크 버겐이 쓴 유튜브의 일대기다. 지난 10여 년 동안의 유튜브 공식 기록, 습득한 주요 문서, 관계자 300여 명의 인터뷰 등을 통해 유튜브의 탄생부터 팬데믹 기간에 이르기까지 분투하며 성장해온 과정을 그렸다. 이와 함께 유튜브가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광기와 중독의 기계”로 흑화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신랄하게 파헤쳤다.

 

달라붙는 감정들

김관욱 외 지음, 의료인류학연구회 기획, 아몬드 펴냄

“그러므로 참사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사건들 위에 새로운 비극이 포개진다. 피해자가 가해자로 내몰리며, 진상규명의 과정은 험난하다. 세월호 참사부터 코로나19 시기 의료 공백, 이태원 참사까지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에 벌어진 이 사건들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앗아갔을까. 참담함과 수치심, 원통함처럼 온몸에 뒤엉키고 달라붙는 ‘정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각에도 나름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으로 여겨졌던 참사 속 감정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기도 하다. 고통으로 헐린 우리 몸과 마음을 되돌아보자는 의료인류학자들의 성실한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에 누적된 무기력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김광림 희곡집 1·2

김광림 지음, 민음사 펴냄

“연극이라는 집을 지으며 한판 잘 놀았다.”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봉준호 감독의 2003년 개봉작 〈살인의 추억〉은 작품성과 대중성 양면에서 한국 영화의 ‘고전’이 되었다. 그로부터 7년 전인 1996년, 같은 사건을 소재로 한 김광림의 연극 〈날 보러 와요〉가 무대에 올랐다. 여러 걸출한 배우를 낳은 극단 ‘연우무대’를 창단한 그는 극작가이자 연출가로서 연극을 통해 사회문제를 고발하고, 예술을 향한 억압에 저항하고자 애썼다. ‘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수시로 공연장을 들락거리는 살벌한 분위기’에서 ‘3분의 2가량 붉은 줄이 그어진 대본’으로 작품을 만들어야 했던 그에게 ‘사회운동가’ 칭호를 붙이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40여 년간 쓴 희곡 18편을 두 권에 나누어 담았다.

 

오십의 인사이트

남경아 지음, 서해문집 펴냄

“중장년 당사자의 삶이 변하면 우리 사회의 문화도 변화한다.”

오십은 어떤 나이일까. 소비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 국가적 정책의 대상자로 호명된 ‘신중년 세대’? 은퇴 후 창의적 삶을 모색하는 ‘50플러스 세대’? 분명한 것은 한 사람의 생애주기에서 오십은 매우 중요한 ‘전환기’라는 점이다. 또 하나 인구구조상 여전히 이들이 우리 사회의 중추에 해당한다.
희망제작소의 ‘해피시니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일자리사업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수많은 중장년 사업을 발굴·육성해온 저자는 오십 이후 일과 삶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 들려준다. 키워드는 세 가지다. ‘일’ ‘배움’ ‘관계’. 오십을 맞은 당사자에게만 와닿는 이야기가 아니다.

시사IN 편집국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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