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강백호'가 신의 한수였나…이강철 감독 "마음가짐 확실히 바뀌어"

권혁준 기자 2024. 5. 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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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포수 강백호'는 '신의 한 수'였을까.

지난 2년간 부진을 겪던 강백호(25)가 포수 전업 이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천재 타자'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패색이 짙은 경기 후반 지명타자였던 강백호를 돌연 포수로 내보냈다.

이강철 감독이 강백호를 포수로 기용한 것은 이같은 변화를 예견한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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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겸업 이후 불방망이…4월에만 10홈런, 3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
이강철 감독 "수비 나가며 얼굴 밝아져, 존재감도 집중력도 높아져"
올 시즌 포수를 겸업하고 있는 KT 위즈 강백호(왼쪽). (KT 제공)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포수 강백호'는 '신의 한 수'였을까. 지난 2년간 부진을 겪던 강백호(25)가 포수 전업 이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천재 타자'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강백호는 한때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리그 최고의 재능을 가진 타자로 조명을 받았다. 데뷔 첫해인 2018년 29홈런을 쏘아 올렸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매년 0.330 이상의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그러던 그가 2022년부터 부진에 빠졌다. 부상과 함께 타격 슬럼프가 왔고 지난해엔 수비에서 안일한 모습을 보인 이후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주춤하던 강백호가 '터닝 포인트'를 맞은 건 포수 겸업을 하면서부터다. 이 감독은 지난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패색이 짙은 경기 후반 지명타자였던 강백호를 돌연 포수로 내보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큰 훈련이 없었기에 모두가 놀랐고, '1회성 기용'으로 여겨졌다.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는 KT 위즈 강백호. (KT 제공)

하지만 이 감독의 '포수 강백호' 기용은 진심이었다. 올 시즌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포수의 프레이밍 중요성이 떨어졌기에, 고교 시절 포수 경험이 있는 강백호가 포수마스크를 쓰는 것이 큰 무리는 아니라는 판단에서였다.

공교롭게도 이때를 기점으로 강백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3월 8경기에서 0.265에 홈런이 1개뿐이었는데, 4월 25경기에선 0.336의 타율에 9홈런 2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3~4월에만 10홈런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다시 밟았다. 그는 2022년엔 6홈런, 2023년엔 8홈런에 그쳤다.

4일 현재까지 강백호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25에 10홈런 34타점이다. 타점은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며, 최근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이 감독도 강백호가 포수를 보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변했다고 느끼고 있다.

그는 "(강백호가) 마음가짐이나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면서 "그동안 어린 나이에 지명타자로만 나가고 하면서 스스로도 미안한 감정이 있었는데, 포수로 나가면서 얼굴도 밝아지고 야구를 즐겁게 한다"고 했다.

포수 겸업 이후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KT 위즈 강백호.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이어 "원래 입단한 이후 줄곧 팀의 주축이었던 선수가 지난 몇 년간 뒤로 빠지면서 소심해졌다"며 "포수로 출전하고 다시 중심이 되고 존재감이 생기다 보니 책임감도, 집중력도 좋아졌다"며 칭찬했다.

이강철 감독이 강백호를 포수로 기용한 것은 이같은 변화를 예견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내가 마법사도 아니고"라며 웃었다.

사령탑은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고 생각이었는데, 포수도 해볼 거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면서 "포수 한 이후로는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쳐라.' 하면 씩씩하게 '알겠습니다' 하고 답한다"며 흐뭇해했다.

물론 '포수 강백호'는 '상수'는 아니다. 주전 포수 장성우의 체력을 절약하거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변칙 라인업' 중 하나다. 지난 6년간 포수를 소화하지 않았던 강백호가 매일 포수 마스크를 쓰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일주일에 몇 회 같은 것을 정해놓지는 않았다"면서 "상대 투수에 따라서 장성우의 컨디션 등의 상황을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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