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읽는 이번 주 국제정세 [PADO]

김동규 PADO 편집장 2024. 5.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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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전자식 캐터펄트를 장착한 중국의 3번째 항공모함 '푸젠함'이 성공적으로 성능 검증을 마쳐 조만간 해상 시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건조 중인 푸젠함이 위성에 찍힌 모습.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과 대만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앱인 '라인'(LINE)을 둘러싸고 한국정부와 일본정부 사이에 미묘한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대부분이 '라인'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앱은 한국의 네이버와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50:50으로 투자해 만든 'LINE야후'가 소유하고 있지만 운용은 네이버가 하고 있고 데이터센터도 한국에 두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몇 달 전 발생한 수만 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네이버가 '라인' 경영에서 손을 떼도록 압박하고 있는데, 한국 외교부는 "한국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는 있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입장"임을 표명했습니다.

자칫 일본의 최대 메신저 앱인 '라인'을 둘러싸고 한일간 외교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인들 대다수가 사용하는 이 '라인'을 통해 한국정부가 일본인들의 대화내용 등 사적 정보를 수집할 위험성을 사이버 안보 차원에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의 경우도 만약 카카오톡을 일본 기업이 소유하고 있고 대화 내용을 축적한 데이터센터가 일본에 위치해 있다면 마찬가지의 우려를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네이버는 가장 큰 수입원인 '라인'의 경제적 이익을 취하면서도 일본 정부의 '사이버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일본 정부와 교섭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 역시 같은 방향으로 한국 기업인 네이버와 일본 정부가 '윈-윈'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할 것입니다. 일본정부 역시 인터넷 관련 기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한국 기업을 무조건적으로 배제하려 하지 말고 가급적 한국기업의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자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은 '전쟁의 포기'를 명시한 일본헌법 제9조, 즉 일본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의 개정에 61%가 반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작년의 55%에서 대폭 증가한 것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베 정권의 기조를 이어받아 '재무장'과 함께 '무기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국민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월 5일~10일 유럽순방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는 2019년 이후 첫 유럽방문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프랑스, 세르비아, 헝가리를 국빈방문할 예정인데, 프랑스 방문시 마크롱 대통령과 남프랑스를 함께 방문할 계획입니다. 이번 프랑스 방문은 유럽연합의 핵심 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와 양호한 관계를 만들어 유럽에 확대되고 있는 중국 위협론을 누그러뜨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포위망을 뚫을 방도를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 친중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세르비아와 헝가리 방문은 기존의 우호적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르비아와 헝가리는 최근 국내에서 자국 경찰과 중국 경찰이 '합동 순찰'을 실시하기로 중국측과 합의할 정도로 친중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세번째 항공모함인 '푸젠'(福建) 함의 시험항해를 실시했습니다. 중국은 약 10차례 시험항해를 거친 후 푸젠 함을 1년 내로 전력화할 계획입니다. 중국은 이로써 구소련제이며 우크라이나에서 구입한 후 수리해 취역시킨 첫번째 항공모함 '랴오닝'(遼寧) 함(2012년 취역)과 최초의 국산 항공모함 '산둥'(山東) 함(2019년 취역)에 이어 세번째 항공모함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국은 이제 총 3척 항공모함 체계를 갖추게 됐는데, 해군 함정의 경우 보통 '오버홀(overhaul: 수리)-훈련-작전'의 3단계 사이클로 운용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3척이 함께 운용되어야 작전에 공백이 없습니다.

이번에 시험항해를 시작한 푸젠 함은 기존 2척과 달리 스키점프 없이 전자기식(電磁氣式) 사출장치(캐터펄트)를 가지고 있어 수직이착륙기, 근거리 이착륙기 이외의 다양한 항공기를 탑재해 마치 새총처럼 사출장치로 이륙시킬 수 있습니다. 중국군은 이 전자기식 사출장치가 어느 정도 효과적인지 향후 1년간 엄격히 시험하게 될 것입니다. 중국군은 2035년까지 총 6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데, 금년 3월에 중국 해군의 한 간부가 네번째 항공모함의 건조를 인정하는 발언을 해 조만간 이 새 항공모함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애리조나 의회가 애리조나 주대법원이 부활시킨 1864년 낙태금지법을 공식 폐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1864년 법은 초강경 낙태금지법으로서 심지어 성폭행에 의한 경우에도 낙태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때 인원이 대거 교체된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허용한 기존의 '로 vs 웨이드' 판례를 뒤집고는 낙태와 관련해서는 각 주가 결정하도록 했는데, 이 때문에 각 주에서 낙태를 반대하는 공화당계열 보수파와 민주당계열 진보파 사이에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에게는 불리한 것인데,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적인 여성들 중에 보수주의자들의 '낙태금지'에 반발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낙태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주요 이슈로 부각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고, 이슈가 될 때마다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 대선은 러스트벨트의 낙후화, 불법이민, 낙태 문제가 중심 이슈이며 얼마전부터는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전쟁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중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이하 '독일대안당', AfD)이 중국스파이 문제에 휘말려 있습니다. 지난 주 독일 검찰은 독일대안당의 유력 유럽의회 의원인 막시밀리안 크라의 중국계 보좌관을 간첩 혐의로 전격 체포했습니다. 중국을 위해 간첩 행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크라 의원은 유럽의회에서도 대표적인 '친중' 인사로 중국을 비난하는 결의안에 항상 반대해왔던 인사입니다. 한 동료 의원은 그를 "중국의 가장 목소리 큰 부하"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4월 30일에 실시된 독일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우파인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은 30%, 좌파인 사민당(SPD)은 17%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고, 극우인 독일대안당은 16%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대안당의 지지율은 작년 12월에는 23%까지 올랐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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