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최전방 4년차' 이호재 패기 "감독님이 외국인 기용 생각 안하도록"[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4. 5. 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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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193cm의 장신을 활용한 몸싸움, 정확하고 강력한 슈팅에 연계 플레이까지. 프로 4년차를 맞이한 이호재(23)는 이제 '포항 스틸러스의 스트라이커'라는 호칭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선수가 됐다. 포항 팬들에게는 '사랑', 타 팀에는 '위협'인 이호재의 존재는 포항의 1위 질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스포츠한국은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포항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이호재를 만나 프로 4년차로서 느끼는 감정과 올 시즌 포부를 들어봤다.

포항 스틸러스의 스트라이커로서 매년 성장 중인 이호재.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포항에서 프로 데뷔 후 올해로 4년차가 된 이호재는 시즌 초반부터 공격 포인트를 꾸준히 올리며 팀의 선두 질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10라운드까지 모든 경기에 출전해 2골3도움. 일단 경기에 나서면, 그중 반은 공격 포인트 사냥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호재의 도움 3개 중 2개가 정재희의 극장골을 도운 것이라 두 선수를 묶은 '호재희'라는 별명이 포항 팬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신인 때부터 '경기장에 들어갔을 때 팬들의 기대를 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분위기를 우리 팀 쪽으로 가져오기 위해 뛰다 보니 공격 포인트도 자연스럽게 쌓이는 거라고 본다. 팀이 계속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득점이든 도움이든 가리지 않고 할 것이다. 재희 형과 후반전에 함께 투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형은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스타일이고, 나는 헤딩으로 연결해주는 스타일이라 서로 잘 맞는다. 내가 형의 득점을 도왔던 적이 있고 반대 경우는 올 시즌 아직 없지만, 팀이 잘나가고 있다는 게 더 중요하다."

포항 스틸러스의 K리그1 선두 질주 주역인 정재희(왼쪽)와 이호재.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이호재는 현역 시절 '캐논 슈터'로 불렸던 이기형 전 성남FC 감독의 아들이기도 하다. 워낙 슈팅이 좋았던 아버지에게 어린 시절부터 '슈팅이 장점'이라고 들었을 정도로 재능을 보이기도 했다고.

"슈팅 훈련의 비중을 지난해보다 높였다. 또한 이전까지 슈팅 시 몸에 힘이 들어가고 스윙이 컸다면, 올해는 피지컬의 강점을 살려 힘을 빼고 툭 맞히는 느낌을 가져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힘과 임팩트 측면에서 오히려 좋아지더라.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부터 '슈팅이 장점'이라고 말해주셨는데, 요즘은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서 후반 교체 카드가 아닌 선발로 꾸준히 나설 수 있도록 해봐라'고 담백하게 조언해주신다."

이호재는 아버지가 뉴질랜드에서 선수로 뛰던 시절, 7세부터 자연스럽게 뉴질랜드로 축구 유학을 갔다. 현재의 큰 키는 당시에 만들어진 거라고.

"뉴질랜드에서는 중학생 때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없게 돼 있어서 당시 근육이 붙기보다는 키만 컸다. 훈련량은 한국보다 적고, 많이 먹다보니 자연스럽게 키가 확 크더라. 그 후 한국에 와서 경기를 하다가 '키만 커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근육량을 늘렸다. 호주에서 온 팀 동료 아스프로를 보면 뉴질랜드에서 지냈던 때가 떠오른다. 영어로 소통할 수 있고 타지에서 지내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 보니 최대한 많이 대화하고 챙겨주려고 한다."

ⓒ프로축구연맹

이호재는 포항에 FA컵 우승을 안긴 김기동 감독 체제에 이어 현재 리그 1위를 이끌고 있는 박태하 감독 체제까지 경험하고 있는 선수다. 구단 레전드이자 전현직 사령탑인 두 감독을 보는 이호재의 시선은 어떨까.

"두 감독님 모두 좋은 축구를 하시고 다정하셔서, 최대한 감독님들의 축구에 녹아들려고 노력했다. 차이점으로는, 김기동 감독님은 세밀하게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빌드업 위주였다면 박태하 감독님은 전방으로의 직선적인 공 움직임을 상대적으로 많이 가져가신다. 아무래도 박태하 감독님의 축구에서 공격 기회가 조금 더 많이 나온다고 본다."

이호재는 포항 팬들의 사랑과 자신의 위치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신인 때 형들에게 '시간 빨리 간다'는 말을 들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차다. 그동안 많은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며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다. 감독님께서 내 포지션에 외국인 선수 기용을 고려하지 않으셔도 될 정도로 더 노력할 것이다. 경쟁력을 키워 선발로 꾸준히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고, 리그에서만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우여곡절을 겪는 동안에도 포항의 많은 팬들이 응원과 격려를 전해주셔서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팀의 주축으로 발돋움해 팬들의 기대를 더욱 많이 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호재는 해당 인터뷰 직후 펼쳐진 10라운드 강원FC 원정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득점을 터뜨렸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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