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구광모·박정원… 대기업 회장님들이 복지관에 모여 푼 ‘선물 보따리’

석남준 기자 2024. 5. 4.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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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나눔프로젝트에 참가
3일 서울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ERT(신기업가정신협의회) ‘4차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신정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본부장, 김학기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이사,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 /대한상의

3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 이곳에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SK그룹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동시에 등장했다. 한 명도 아니고 3명의 대기업 총수가 지역 복지관에 함께 등장한 건, 이곳에서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가 중증 질환을 앓는 가족을 돌보며 가사를 병행하는 이른바 ‘간병 돌봄 가족’을 위한 지원책을 발표하는 행사를 열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 ERT는 최 회장이 지난 2022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업인들이 역할을 하자는 취지로 출범시킨 기업 협의체다. 현재 기업 1500곳이 참여하고 있다. 대한상의 ERT는 “특정 사회문제 해결에 개별 기업이 나서는 것도 좋지만 공감대를 가진 기업이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는 최 회장의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날은 구 회장과 박 회장이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구 회장의 선물은 소아암 환자와 가족이 대상이었다.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자는 항암 치료로 면역력이 약해 장거리 이동이 힘든 데다 서울에 와도 숙박 공간을 찾기 어렵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소아암 환자와 보호자가 임시 숙박 시설로 이용할 수 있는 가족쉼터를 1박에 1만원에 제공하는데, 문제는 수요 대비 시설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선착순으로 가족쉼터 신청을 받는데 신청자의 20% 정도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구 회장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15억원을 전달했다. 재단은 기부금으로 서울 대학로와 교대 인근에 가족쉼터 6곳을 새롭게 열 수 있게 됐다. 가족쉼터 6곳은 연간 4000여 명의 환아와 보호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날 행사가 열린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은 LG그룹 2대 회장이자 구 회장의 할아버지인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이 건립해 서울 서대문구에 기부한 곳이다. 구 명예회장은 전국에 사회복지관 14개를 건립해 지방자치단체 등에 기부했는데, ‘첫 작품’이 1992년 서울 서대문구에 기부한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이다. 32년 전 할아버지가 기부한 복지관을 손자가 찾아 기부 활동을 이어 간 것이다. 구 회장은 “조부(祖父)께서 기부하신 복지관에서 행사가 열려서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은 10억원에 달하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대상은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부모·할머니·할아버지 등을 돌보면서 학업을 이어 가는 아동·청년(13~34세)이다. 이들은 아픈 가족을 돌보면서 생계까지 책임지느라 학업을 포기하는 등 교육 격차가 벌어지고, 우울증 등을 겪고 있다.

두산그룹은 2022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 본사가 있는 창원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동·청년에게 3억원 규모의 후원을 하고 있다. 지역에서 호평이 이어지자, 이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룹 사업장이 있는 서울·성남·인천·평택·익산 등으로 후원 지역을 넓힌다. 후원금은 내년에 6억원으로 증액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늘려서 2028년부터는 매년 1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의 지원금은 아동·청년들이 가족을 간병하고 병원비를 대는 데 더해 학업을 이어 가는 데 쓰인다. 두산의 지원에는 사회복지사가 어려움에 처한 아동·청년들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며 마음 건강을 보듬어주는 것도 포함돼 있다. 박 회장은 “좋은 행사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 조상미 중앙사회서비스원장 등도 참석했다.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들에게 미래와 꿈을 선물하는 두산과 LG 회장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ERT는 사회문제를 논의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실천을 하자는 취지로 ‘다 함께 나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이 4번째 행사였다. 작년 3월 현대차 정의선 회장, 효성 조현준 회장이 소방관 복지 지원책을 내놓은 게 1차 행사였다. 이후 위기 청소년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SK그룹, 신한은행, 이디야커피가 지원책을 마련했고, 롯데그룹, 하나금융그룹은 지역 아동 보육 인프라 지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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