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내대표 박찬대 “尹 거부한 법안, 개원 즉시 재추진”
171석의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22대 국회 첫 제1 야당 원내대표에 박찬대(57·인천 연수갑) 의원이 3일 선출됐다. 강성 친명계 핵심인 박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개혁 국회” “싸우는 민주당”을 내세우는 등 대여(對與)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2대 총선 당선자 총회에서 원내대표 후보 정견 발표를 통해 “머뭇거리다가 실기하는 과거의 민주당과 결별하고, 국민의 부름에 신속하게 움직이고 성과와 실적으로 화답해야 한다”며 “산적한 민생 현안, 중요한 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처리하는 게 민주당이 받은 숙제”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추진하겠다”며 “책임 있는 국회의 운영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추대식에 가까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민주당 당선자 171명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원내대표 후보로 단독 입후보한 박찬대 의원이 7분여간의 연설을 할 동안 당선자들의 박수가 이어졌고 발표가 끝나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박 신임 원내대표가 “결혼할 때보다 더 긴장한 거 같다” “지난 8년 동안 당의 부름에 적극, 때로는 소극적으로 임했다”라고 했을 때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박 원내대표는 축하 꽃다발을 받고 짤막한 당선 인사를 했다. 그리고 곧바로 원내 수석 부대표를 임명했다. 당선이 확정적이었던 상황에서 수석 부대표를 미리 내정해 둔 것이다.
박 원내대표가 이끄는 거야(巨野) 민주당은 22대 국회 시작부터 거세게 국민의힘과 정부를 상대로 입법 강공에 나설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협치로 아무런 성과를 못 내고 국민에게 정치 효능감을 못 줬다면, 성과를 내는 쪽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친명을 넘어 ‘찐명’으로 불릴 정도로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인물이다. 정치 입문 전에는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 금융감독원 등에서 일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인천 연수갑에서 당선된 뒤 21·22대 총선 때까지 내리 3선을 했다.
그는 처음에는 계파 색이 옅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민주당의 지난 대선 후보 예비 경선 때 이재명 캠프 수석대변인을 맡으면서 친명계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이후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2022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며 ‘이재명 지도부’에 입성했다. 최근엔 민주당에서 ‘이 대표와 가장 코드가 잘 맞는 의원’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 때 다른 최고위원들과는 달리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낸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민주당에선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특위가 구성됐다. 박 원내대표는 그 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의 한 당선자는 “박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신뢰를 얻은 건 ‘자기 정치’를 하지 않는 스타일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표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도 앞장섰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는 의원들 사이에서 농담을 곧잘 하는 등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편”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성격이 서글서글해 당내에서 “교회 오빠”로 불리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2022년 8월 제주 4·3평화공원을 참배하고 기자들 앞에 섰을 때, 이 대표 코 주변에서 무엇인가를 떼어내 주는 영상이 찍히기도 했다. 작년 1월 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때도 동행했고, 지난 1월 부산 피습 사건 때도 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이 대표 상처를 지혈했다. 이 대표가 이번 총선 때 후원회장을 맡은 현역 의원 2명 중 1명이 박 원내대표였다.
박 원내대표는 2022년 11월 의원총회에서 똘똘 뭉쳐 대응하자는 취지로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는 시를 읊었다가 비명계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2023년 8월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피고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배우자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권으로부터 ‘회유 및 외압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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