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4월과 상황 바뀌어”…통화정책 사실상 원점으로

정종훈.김민중 2024. 5. 4. 01: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내 금리 인하 멀어지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4월 통화정책방향(통방) 회의가 이달 통방 회의의 근거가 되기 힘들어졌다”고 밝혔다. 미국 통화정책과 한국 경제 성장세,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주요 전제가 달라지면서 한은의 금리(연 3.5%) 조정 논의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창용 총재는 2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원점이란 표현을 하긴 그렇지만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때와 상황이 바뀌어서 (통화정책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5월 통방 회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 달 새 바뀐 환경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국내 1분기 ‘깜짝’ 성장세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기 확대 등 3가지를 들었다. 이들은 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지연하는 요인으로 꼽히는 변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금리(5.25~5.5%)를 6연속 동결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초 예상된 연내 3회가 아니라 1~2회 수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는 “전 세계가 생각하는 건 견조한 경기, 물가 수준을 볼 때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미뤄졌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국내에선 지난달 발표된 1분기 경제성장률이 1.3%(전 분기 대비·속보치)로 ‘서프라이즈’를 찍었다. 내수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시급성이 이전보다 떨어진 셈이다. 또한 이 총재는 “4월 통방 회의 이후 지정학적 긴장, 특히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한은은 이달 회의에선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지난 2월 경제 전망에선 올해 연간 성장률을 2.1%로 제시했는데, 1분기 성장세가 수출·내수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전망치도 올라갈 전망이다. 이 총재는 “국내총생산(GDP)이 높게 나온 건 분명 좋은 뉴스다. (전망치를) 얼마를 상향하느냐가 문제”라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정전망치(2.2%→2.6%)만큼 갈 것인지는 자료를 보고 조정해야 하지만 상향 조정이 불가피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일본·중국이 만든 국제회의체 ‘아세안+3’가 강(強)달러 현상이 대표하는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주요 리스크(위험)로 보고 다자간 통화 스와프를 강화하기로 했다.

3일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27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를 강화하는 데 협의했다.

2010년 시행한 CMIM은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를 되풀이하지 않게 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다자간 통화 스와프 체제다. 스와프 규모는 2400억달러(약 327조원)에 달한다. 회원국은 CMIM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속금융 프로그램(RFF)’ 신설을 승인했다.

정종훈 기자, 세종=김민중 기자 sake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