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234] 티볼리 공원

박진배 뉴욕 FIT 교수, 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2024. 5. 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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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티볼리(Tivoli) 공원. ‘라운징(lounging)’을 즐길 수 있는 의자들이 잔디밭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코펜하겐 시민들은 연간이용권을 구입해서 언제든지 오고 싶을 때 와서 정원을 거닐고 커피도 마시는 장소로 이용한다.

코펜하겐의 티볼리(Tivoli) 공원은 1843년 개관하여 18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연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찾고, 야간 조명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유럽에서 손꼽힐 정도로 예쁜 장소로도 유명하다. 미국 디즈니랜드의 십 분의 일도 되지 않는 크기지만 디즈니보다 112년 더 오래된, 그리고 월트디즈니가 테마파크를 구상할 당시에 여러 번 방문하며 아이디어를 얻었던 장소다. 또한 안데르센도 이 공원 산책 중 영감을 얻어 ‘나이팅게일(The Nightingale)’을 썼다고 알려져 있다.

코펜하겐의 티볼리(Tivoli) 공원. 월트 디즈니가 테마파크를 구상할 당시 여러 번 방문했었고 안데르센도 여기서 영감을 얻어 ‘나이팅게일(The Nightingale)’을 썼다고 알려져 있다. /박진배

1914년 만들어져 현재 110년이 된 목재 롤러코스터는 여전한 인기로, 방문객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런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기구 이외에 어른들을 위한 공간 또한 충분하다. 덴마크의 자랑인 벤치와 ‘라운징(lounging)’을 즐길 수 있는 각종 의자가 잔디밭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연못을 건너는 다리와 누각(樓閣), 파고다, 물레방아 등의 수(水) 요소가 잘 활용된 정원도 여럿이다. ‘꽃’, ‘공연’, ‘가족’과 같은 공원의 핵심 개념을 위해서 화원(花園)이나 야외음악당, 극장, 레스토랑과 호텔 등을 친환경적으로 유지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 기차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있을 만큼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접근성도 장점 중 하나다. 실제로 많은 코펜하겐 시민은 연간이용권을 구입해서 언제든지 오고 싶을 때 와서 정원을 거닐고 커피도 마시는 장소로 이용한다. 공원은 종종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서 멋진 회의실로도 기능한다.

코펜하겐의 티볼리(Tivoli) 공원의 연못. 파고다, 누각(樓閣), 물레방아 등 수(水) 요소를 잘 활용된 정원이 돋보인다. /박진배

이런 세대를 포괄하는 포용적 디자인은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본인 위주가 아니라 다른 세대와도 어울리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쳐준다. 소리를 지르거나 징징거리는 어린이나 ‘무개념’ 부모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 년 내내 어린이날인 나라가 덴마크지만 여기 어린이들은 이미 성숙한 사회의 일원이 된 느낌이다. 그야말로 ‘에너지’와 ‘평온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마법과 같은 세계다. 19세기부터 세계인을 매료시킨 티볼리는 과연 코펜하겐의 자랑임에 틀림없다.

“놀이공원에서는 아무도 나이를 먹지 않는다”

코펜하겐의 티볼리(Tivoli) 공원의 어린이 뮤지컬 공연. /박진배
박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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