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탈한 ‘강릉 향나무’…“아픈 역사 기록”
[KBS 강릉] [앵커]
강릉시 중심가에 약 200년 된 향나무가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산간마을에 있던 것을 일본이 강제로 옮겨심은 건데요.
애초 나무가 있던 마을 주민들이 이 향나무 유래를 알리자고 꾸준히 요청한 끝에, 나무의 역사 알리기와 체계적 관리가 시작됐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릉 도심에 높이 10미터의 향나무가 우뚝 서 있습니다.
나무의 나이는 약 200년으로 추정됩니다.
원래 이 향나무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까지 현재 위치에서 8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일본이 주민들을 동원해 강제로 옮겨버렸습니다.
[김승기/강릉시 강동면 모전리 : "당시 일본 사람들의 어떤 관청이었답니다. 이 자리가. 그때 심어졌죠. 당시에 어떤 보상이라는 건 그런 건 없고요."]
이후 이 향나무는 이곳에서 옛 명주군청 청사와 함께했고, 1980년 한국은행 강릉본부가 들어설 때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앞서 마을 주민들은 20여 년 전부터 향나무 역사를 기록해달라며, 한국은행에 표지석 설치 등을 요청해 왔습니다.
객관적 입증 자료가 없어, 진척이 없던 이 향나무 유래 찾기는 주민 증언과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결실을 맺었습니다.
[마남진/한국은행 강릉본부장 : "향나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돼서, 실질적인 고증 여부와 상관없이 저희가 오늘 향나무의 유래를 선포하는…."]
강릉시의회도 지역의 역사가 담긴 소중한 나무라며, 체계적 조사와 관리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김기영/강릉시의회 의장 : "고증을 좀 통해서, 오래된 나무면 우리가 보호수 지정을 좀 해서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영원한 향기라는 꽃말을 가진 향나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지역의 명물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구민혁
정상빈 기자 (normalbe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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