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도시 부산에 농구 열풍, 사직체육관 연일 1만명 넘는 구름 관중

피주영 2024. 5. 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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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허웅(앞쪽), KT 허훈. [연합뉴스]
3일 오후 부산 사직종합운동장에 구름떼 관중이 몰려들었다. 부산이 ‘야도(野都·야구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열정적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사직야구장 바로 옆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산 KCC의 우승 도전을 응원한 농구 팬들이었다.

KCC는 이날 수원 KT와 2023~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홈 경기를 치렀다. 입장 관중 수는 1만1217명. 지난 1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1만497명)에 이어 2경기 연속 관중 1만 명 이상이 입장했다. 당초 관중석 1·2층(7200석)만 개방할 예정이었던 KCC 구단은 1차 예매분이 일찌감치 매진되자 3600석 규모의 관중석 3·4층까지 추가 개방했다. 입장권 판매 수입은 1억2224만3000원. 3차전 수입(1억1302만1700원)을 뛰어넘은 챔프전 신기록이다. 프로농구 경기에 1만 명 이상의 팬들이 몰린 건 2012년 3월24일 KT와 KGC(현 정관장)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1만2815명) 이후 12년 만이다.

KCC 관계자는 “3차전보다 4차전 입장권 판매 속도가 더 빨랐다. 야구 못지않게 뜨거운 농구 사랑을 보여주신 부산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프로농구 챔프전이 열린 건 2007년 4월 부산 KTF(KT의 전신)와 울산 모비스의 맞대결 이후 17년 만이다.

허웅·라건아·송교창·이승현·최준용 등 대표팀급 호화 라인업을 갖춘 KCC는 당초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지만 정규리그에선 부진했다. 5위(30승 24패)에 그치며 6강 플레이오프(PO)에 턱걸이로 진출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강팀의 면모를 되찾았다. 6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SK를, 4강에서 정규리그 1위 원주 DB를 잇달아 꺾고 챔프전 무대에 올랐다. 홈 팬들은 KCC가 부산의 오랜 우승 갈증을 풀어주길 바란다. 부산 연고 스포츠 구단은 1992년 야구(롯데), 1997년 축구(대우)와 농구(KIA) 이후 더 이상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KCC는 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승리로 화답했다. 우승 도전의 분수령으로 주목 받은 4차전에서 KT에 96-9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정상까지 1승만 남겨뒀다. ‘농구 대통령’ 허재(59)의 장남인 KCC 가드 허웅(31·사진 앞)은 흐름을 조절하며 14점과 10어시스트를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동생인 KT 가드 허훈(29사진 뒤)은 33득점에 5어시스트를 보태며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지만 팀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부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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