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가' 자처하는 포스텍, 실패하면 '포두광' 될 뿐.. 캡틴 SON은 누구의 편일까?

한동훈 2024. 5. 3.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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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쿠테타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주인공 전두광이 한 말이다.

성공하면 리빌딩이지만 실패하면 무모한 실험, 고집, 불통 따위의 각종 악의적인 표현에 파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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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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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쿠테타다. 영화 '서울의 봄'에서 주인공 전두광이 한 말이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프로스포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성공하면 리빌딩이지만 실패하면 무모한 실험, 고집, 불통 따위의 각종 악의적인 표현에 파묻힌다.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혁명가'로 칭송을 받았다. 그는 토트넘에서 오랫동안 사라졌던 공격축구를 되살려냈다. 슈퍼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떠났지만 대체선수도 영입하지 않았다. 두 명이 퇴장당했는데 수비에 치중하기는 커녕 8명을 전부 중앙선에 배치했다. 개막부터 3개월 연속 '이달의 감독상'을 독식했다.

지금은 처지가 어떤가. 토트넘은 3일 첼시 원정에서 0대2로 지면서 3연패에 빠졌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는 사실상 물건너갔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실점은 16점으로 리그 강등권 수준이다. 토트넘은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5위를 지키고 있지만 민심은 예전 같지 않다. 여기저기서 훈수를 두는 시어머니들이 등장하고 있다.

갈림길이다. 극복하면 조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도 못한 걸 해낸 명장이다. 고꾸라지면 그저 '포두광'이다. 어디 근본도 없는 호주 사람을 프리미어리그 감독으로 데려왔을 때부터 이럴 줄 알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포스테코글루는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스포츠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는 최근 부진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다만 이는 변화의 본질이다. 놀랄 일이 아니다. 변화는 어렵고 친절하지 않으며 타협하지도 않고 도전의 연속이다. 편안함을 느낄 여유는 없다. 내 역할은 그 과정을 헤쳐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내부 갈등이다. 밖에서 흔들어도 선수단이 똘똘 뭉치면 위협이 되지 않는다. 토트넘 관련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기류가 묘하다. 포스테코글루의 방식이 선수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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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 이브닝스탠다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단 대다수가 여전히 자신의 공격 철학을 믿지 않는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토트넘의 엔지볼은 믿음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표현했다. 포스테코글루는 "내 지시를 듣는 것은 좋지만 이런 식으로 끝나면 곤란하다. 발을 담그기만 할 수는 없다. 올인해야 한다. 아직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라며 선수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주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략 전술이 아무리 신묘해도 결국 선수가 실천해야 한다. 캡틴 손흥민이 선수들을 통솔해서 포스테코글루의 축구를 전적으로 따르도록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도 가능하며 방관을 할 수도 있다. 평소 포스테코글루를 대단히 존경한다고 말해왔던 손흥민의 인터뷰를 본다면 후자의 가능성은 상상하기 어렵다.

포스테코글루는 선수들이 하루 빨리 연패의 상처를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길 바랐다. 그는 "이 또한 과정의 일부다. 내년에도 경기가 줄어들지 않는다. 진정으로 성공을 염원한다면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오는 5일 밤 12시 30분 리버풀 원정을 떠난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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