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총동원한 두산, ‘잠실 라이벌’ LG 꺾고 연패 탈출[스경x현장]
두산이 ‘잠실 라이벌’ LG를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두산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원정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지난 1, 2일 잠실 삼성전에서 내리 진 두산은 연패를 최소화하고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선발 투수 대진만 보면 열세였다. 이날 두산과 LG는 각각 김유성과 디트릭 엔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승산이 없진 않았다.
타선이 최근 좋지 않은 컨디션에 고전 중인 엔스를 공략하고, 김유성이 너무 일찍 무너지지 않으면 두산도 기대를 걸어볼 법한 경기였다.
시작이 좋았다. 1회초 선두 타자 정수빈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빠른 발을 이용해 도루를 시도했다. 여기에서 포수 박동원의 송구가 외야로 빠져 3루까지 갔다.
허경민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뒤 강승호가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뽑았다.
김유성은 투구 수 관리가 잘 안 된 점을 제외하면 준수하게 던졌다. 선두 타자 박해민에게 2루타를 맞고도 1회말을 실점 없이 넘긴 김유성은 2회말 1사에서 구본혁과 박동원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해 실점했다.
김유성은 더는 흔들리지 않고 신민재와 홍창기를 각각 삼진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초엔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첫 타자 정수빈이 볼넷으로 나가 도루를 해 무사 2루를 만들었다. 직후 허경민이 우중간 안타를 쳐 1·3루가 됐고, 강승호 타석에서 폭투가 나와 허경민이 2루까지 갔다.
강승호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어진 1사 2·3루에서 4번 타자 양의지가 엔스의 몸쪽 직구를 타격해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3-1로 앞선 4회초 2사에서 김재호가 2루타를 쳐 판을 깔아 놓은 뒤엔 운도 따랐다. 2사 2루에서 조수행이 번트를 댔는데, 엔스가 송구 실책을 저질러 이닝이 끝나지 않고 1·3루가 됐다.
정수빈 타석 땐 포일로 3루 주자 김재호가 홈을 밟은 데 이어 정수빈의 적시타까지 터져 조수행도 득점을 올렸다.
두산은 5-1로 리드하던 4회말 김유성이 첫 타자 문성주에게 볼넷을 주자, 이미 공 72개를 던진 김유성을 빠르게 내렸다. 이후 박치국(0.2이닝), 이병헌(1.1이닝)이 5회말까지 실점 없이 경기를 끌고 갔다.
순항하던 두산은 큰 암초를 만났다. 7회말 1사 1루에서 김강률을 빼고 투입한 최지강이 LG 4번 타자 오스틴 딘에게 투런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최지강은 8회말 아웃카운트 2개를 선점하고도 신민재에게 안타, 홍창기에게 3루타를 허용해 추가 실점했다.
두산은 흔들리던 최지강 대신 홍건희를 넣어 진화를 시도했고, 홍건희가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간신히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두산은 9회초 2사에서 전민재의 2루타와 조수행의 적시타로 귀중한 득점을 추가했다. 홍건희가 9회말을 실점 없이 막으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잠실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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