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조차 울컥할 정도…'아내 살해 변호사'에 무기징역 구형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검찰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현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와 수법 이후 피고인 태도 등에 비춰볼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재판에서는 피해자인 A씨의 아내가 사망할 당시 상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재생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다짜고짜 손에 들고 있던 둔기로 피해자를 가격했다"며 "녹음파일에 따르면 피해자가 먼저 공격했다는 A씨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로펌에 다니다 퇴사한 A씨는 지난해 12월3일 이혼 소송 제기 후 별거하다 자녀의 옷을 가지러 온 아내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피해자는 아들에게 경찰을 불러달라고 간절히 구호 요청을 하고, 피고인을 진정시키려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검사인) 저조차도 아들에게 말 거는 피해자의 다정한 목소리, 가격당하며 지르는 비명, 숨이 끊기기 전 마지막 숨소리가 생각나고 울컥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수법, 범행 이후 피고인의 태도 등에 비춰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일어나 소중했던 아내와 유족들에게 큰 고통을 드려 진심으로 잘못했다"며 "비극적인 사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자 하는 소망도 잃고 제일 존경하는 평생의 반려자도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가해자였다고 하는 게 저도 정말 무섭다"며 "많은 회개와 반성으로 시간을 보낼 것이고 다시는 사회에 이런 비극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오후 A씨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