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IS 시스템 또 오류… 협약 지연에 연구자들 발만 동동

이병철 기자 2024. 5. 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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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연구 사업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이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연구자들이 연구사업 협약을 맺기 위해 시스템에 접속했지만 오류가 발생해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사업에 선정된 연구자들이 지난 2일 협약을 맺기 위해 IRIS에 접속했으나 연구비 항목 중 일부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아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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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서 우수신진연구 사업 협약 불가능
연구자들 “협약서 제출 안돼” 협약 연기
시스템 탓 vs 담당자 탓, 기관들은 책임 떠넘기기
대전 유성에 있는 한국연구재단 본관. 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우수신진연구 사업의 협약이 IRIS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연구자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그러나 정작 관련 기관들은 책임을 미루고 있다./한국연구재단

정부 연구 사업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이 또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연구자들이 연구사업 협약을 맺기 위해 시스템에 접속했지만 오류가 발생해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IRIS 운영과 사업을 맡은 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

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 예정이었던 우수신진연구 사업의 협약이 이날까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우수신진연구 선정 결과가 발표되고 644개 사업이 신규 선정됐다. 사업에 선정된 연구자들이 지난 2일 협약을 맺기 위해 IRIS에 접속했으나 연구비 항목 중 일부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아 협약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우수신진연구 사업에 선정된 한 대학 교수는 이날 “협약 마감 시간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공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이 각 소속 대학과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연구재단에 문의하자 “오류로 인해 협약이 지연됐으며, 마감 기한을 연장한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신진연구는 젊은 연구자의 창의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연구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박사학위 취득 후 7년 이내이거나 만 39세 이하 젊은 연구자가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R&D 사업의 비효율을 덜어내겠다며 올해 예산을 대폭 삭감했지만, 우수신진연구만큼은 지난해 2164억원에서 올해 2702억원으로 예산을 늘려 연구비 가뭄을 겪는 연구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우수신진연구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연구재단과 IRIS 운영을 맡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이날까지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서로 책임을 미루기만 했다.

IRIS를 운영하는 KISTEP은 한국연구재단 담당자가 간접비 고시율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저장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KISTEP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가 아닌 담당자의 착오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며 “지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협약서를 롤백(이전 상태로 복구)해 간접비를 다시 넣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자동 시스템을 수동으로 돌린 셈이다.

반면 한국연구재단은 IRIS에서 간접비 고시율을 입력할 수 없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시스템의 오류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관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연구자들의 불편함은 계속 이어졌다. 한 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사업 협약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는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며 “IRIS 도입 이후 연구자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IRIS를 도입한 이후 시스템 오류와 담당자의 입력 실수로 인한 사건·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 신규과제의 접수를 마감하는 시기에는 접속 폭주로 인한 지연 문제로 마감일을 연장하기도 했다. 우수신진연구 사업의 선정 결과가 발표된 지난달에는 다른 과제의 평가 결과가 보이는 문제도 겪었다. 당시에는 담당자의 입력 실수로 문제가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협약이 지연된 사실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사태가 IRIS 상의 모든 사업이 아닌 특정 사업에서만 발생해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듈화 돼 있는 IRIS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연구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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