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뮤지컬' 만든 손녀 "청년들이 열정·도전정신 보고 힘 얻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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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단돈 83엔을 들고 현해탄을 건너가 굴지의 대그룹을 일군 사나이.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자는 낯선 타지 생활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다.
가난한 문학청년이었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또 읽었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책을 통해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도전을 꿈꿨던 '문학청년 신격호'의 삶을 다룬 뮤지컬 '더 리더(The Reader)'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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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단돈 83엔을 들고 현해탄을 건너가 굴지의 대그룹을 일군 사나이.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자는 낯선 타지 생활에서도 좌절하지 않았다. 일본으로 간 그는 낮에는 신문배달과 우유배달로 돈을 벌었고, 와세다대 응용화학부 야간 과정으로 들어가 밤에는 공부하며 주경야독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책을 손에서 떼지 않았다. 가난한 문학청년이었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또 읽었다.
롯데를 만들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선반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2차 대전 때 공장이 전소되는 시련도 겪었다. 하지만 특유의 도전정신으로 비누와 크림 등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했고 1948년 일본에서 롯데를 창업했다. 사명의 '롯데'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인 '샬롯'에서 착안해 지은 것이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책을 통해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도전을 꿈꿨던 '문학청년 신격호'의 삶을 다룬 뮤지컬 '더 리더(The Reader)'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공연에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비롯해 푸쉬킨의 '삶의 그대를 속일지라도', 윤동주의 '별헤는 밤', 박목월의 '4월의 노래',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등 신 명예회장이 좋아한 문학작품을 통해 힘든 고비를 넘기는 모습이 담겨있다. 항상 책을 가까이 했던 신 명예회장과 그를 그림자처럼 따랐던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삶을 낭독 콘서트 형식으로 무대 위에 펼쳐졌다.
본 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뮤지컬을 기획·후원한 장혜선 롯데재단 이사장과 배우 조상웅·이희진, 박준영 연출 등이 자리했다. 장 이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장녀다. 지난해 12월 롯데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장혜선 이사장은 "공연 내용의 90%가 할아버지(신격호)의 일대기와 비슷하다"며 "언제나 책을 읽고 계셨고, 저희에게 직접 해주셨던 말들이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더리더에서 '남자(신 명예회장)' 역을 맡은 배우 조상웅 씨는 "어떠한 고난과 역경에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의지나 신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남자를 그림자처럼 쫓아다니는 여자(신영자 의장)' 역을 맡은 배우 이희진 씨는 "작가님을 통해 들은 신격호 명예회장님과 따님 이야기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할아버지는 엄마(신영자 의장)와 가깝게 지내며 신뢰와 도전정신을 항상 강조했다"면서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는 젊은이들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할아버지의 열정과 도전정신을 보고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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