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뒤 침대’ 아파트도 인기…中상하이 집값 얼마길래?

화장실 변기 바로 뒤에 침대가 있는 상하이의 한 아파트./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화장실 변기 바로 뒤에 침대가 있는 구조의 아파트가 매물로 나온 이후 바로 거래가 완료됐다. 중국 대도시의 비싼 집값으로 인해 열악한 구조더라도 가격이 저렴한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파트는 넓이가 5㎡(53제곱피트)에 불과한 초소형 구조의 작은 아파트가 월세 300위안(약 5만6000원)에 즉시 매매됐다.

해당 아파트를 소개하는 인터넷 영상 광고를 보면 아파트는 계단 아래에 위치해 있다. 현관문을 열면 한 사람이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인 거실이 보이고, 나무 판자 하나로 이웃집과 구분되는 구조다. 침실 앞쪽에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가 자리하고 있어 씻다가 침구류가 물에 젖을 수도 있다.

영상에서 부동산 중개인은 집을 보여주며 “정말 꿈 같은 집”이라며 침실, 욕실, 주방, 거실이 포함됐는데 300위안(5만 6000원)이다. 창문도 있다. 공기가 정말 잘 통한다. 친구들이 오면 요리도 하고 계단에 앉아 함께 식사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샤워할 때 조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침대가 젖을 것”이라고 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이 아파트는 인터넷에 영상 광고가 올라오자마자 계약이 체결됐다. SCMP는 “광고를 게재한 날 차량 공유 플랫폼 디디의 한 운전기사가 계약을 마쳤다”며 “월세가 워낙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SCMP는 이 아파트로 인해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대도시의 비싼 집값과 임대료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아파트 광고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집값이 천정부지로 높은 1선 도시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현지 부동산 평가기관에 따르면 상하이의 원룸형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월 5134위안(약 97만원)이 넘는다. 반면 상하이 인구의 절반은 한 달에 6000위안(약 114만원) 미만을 벌고 있다. 특히 서비스업 종사자의 평균 월급은 3500∼5000위안(약 66만∼95만원) 정도다.

부동산 중개인은 “이런 이유로 월 임대료가 1000위안(약 19만원) 미만인 매물은 공개되자마자 즉각 거래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