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BC 중징계 잘 모른다는 윤석열 대통령, 거짓말 아니면 무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수회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잇따른 방송사 중징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후기가 들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부터 해촉을 재가한 방심위원 이름이다.
선방심의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무관할까.
방심위와 달리 선방심의위는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위원 추천을 한 것이 아니라 잘 모를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심위·선방심의위 '폭주' 배경엔 대통령 파행적 인사
대통령 언급 없는 징계 사례가 더 찾기 힘든데… 몰랐다는 것 사실일까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영수회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잇따른 방송사 중징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후기가 들린다.
지난달 29일 영수회담에서 이재명 대표는 “MBC 법정제재 7건도 집행정지가 됐는데 이런 과도한 수사나 법정 제재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측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는 취지로 반응했다.
방송사 중징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서 이뤄졌다. 본래 9명인 방심위원 임명·해촉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아무리 사유를 만들어 방심위에서 해촉 의결을 해도 대통령이 결재하지 않으면 위원에서 해촉되지 않는다.
정연주·이광복·정민영·옥시찬·김유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부터 해촉을 재가한 방심위원 이름이다. 공교롭게 5명 모두 야권 추천 위원이다.
윤 대통령은 야권 추천 위원은 연속 해촉하면서 자신의 추천 몫 3명은 바로 임명했다. 그 중엔 '민원사주' 의혹으로 방심위를 뒤집고 있는 류희림 방심위원장도 있다.
새로 추천된 야권 추천 위원은 임명되지 않고 뒤로 밀렸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수개월이 지나 야권 추천 후보자 2인 중 1명은 자진 사퇴했고 1명은 아직도 임명을 무한 대기하고 있다.
그런 방심위에서 주도한 방송사 중징계를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 될까. 방심위에서 징계를 내린 방송들을 떠올려 보자. 대다수 방송들이 대통령과 관련됐다.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부터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까지. 대통령이 언급되지 않는 사례를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입틀막' 논란을 부른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는 어떤가. 선방심의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무관할까. 그렇지 않다. 선방심의위 폭주 원인은 파행적인 방심위 운영에 있다.
방심위는 선방심의위원 추천권을 가질 단체를 여야 방심위 상임위원(원래는 3인) 협의 하에 정한다. 그런데 이번엔 그 여야 협의가 '전무'했다. 그 이유는? 야권 추천 방심위 상임위원이 없기 때문이다. 없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해촉하고 보궐을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권 추천 방심위 상임위원끼리만 논의해 TV조선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에 선방심의위원 추천권을 줬다. 그 결과 전례 없는 무더기 징계가 나왔다.
방심위와 달리 선방심의위는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위원 추천을 한 것이 아니라 잘 모를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중징계가 남발되는 선방심의위를 놓고 보수신문도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권력이 정부 기관을 동원해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고, 동아일보는 “이러다간 방심위와 선방심의위위 모두 심기경호위란 소릴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보수신문 사설도 보지 않는 걸까.
방심위와 선방심의위. 독립기구지만 정치적 입김이 안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누군가 마음먹고 망가뜨리면 무소불위 칼춤을 출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 몰랐을까. 거짓말과 무능 둘 중 하나를 벗어날 순 없어 보인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준일 “김건희 심기 경호 선방심의위, 국힘 총선 참패 원흉” - 미디어오늘
- [영상] 조국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 검찰 정상화 시작이자 핵심” - 미디어오늘
- ‘동학개미멘토’ 존 리, 한국일보 억대 손배소 패소 - 미디어오늘
- 서정욱 “‘윤 대통령 김여사 명품백 언제 알았나’에 솔직히 답변해야” - 미디어오늘
- 선거방송심의위는 어떻게 5개월간 ‘언론장악’ 중심에 섰나 - 미디어오늘
- TBS 대표 직무대행에 이성구 이사 선임 - 미디어오늘
- 백상 대상 받은 ‘무빙’… ‘오징어게임’ 이어 두번째 OTT 작품 - 미디어오늘
- [아침신문 솎아보기] 공약 뒤집고 민정수석 부활, 동아일보 “왜 하필 검사 출신인지” - 미디어
- 나영석PD, 유재석 침착맨 제치고 ‘남자예능상’ 수상 “생각도 못했다” - 미디어오늘
- [이슬기의 미다시] ‘편집’을 거부하는 시대 - 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