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주선, 이번엔 달 뒷면 암석 가지고 올까…53일간의 여행 출발

곽노필 기자 2024. 5. 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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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2kg 암석·토양 회수 목표…세계 첫 도전
3일 오후 중국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실은 창정 5호 로켓이 이륙하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5년 전 세계 처음으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한 중국이 이번엔 세계 첫 달 뒷면 암석 표본 가져오기에 나섰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3일 오후 6시27분(한국시각)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창정 5호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2020년 12월 달 앞면 표본을 갖고 돌아온 창어 5호 이후 3년 반만에 출발하는 창어 6호는 중국의 네번째 달 착륙선이다.

창어 6호의 임무는 달 남극 뒤쪽의 아이켄 분지에서 토양과 암석을 채취해 가져오는 것이다. 53일간 진행될 이번 임무에 성공할 경우 중국은 세계 처음으로 달 뒷면 표본을 가져오게 된다. 두 우주선이 가져온 표본을 비교 분석하면 달의 앞면과 뒷면이 어떻게 다른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달 남극 지역에 있는 아이켄분지(파란색과 보라색)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충돌구 가운데 하나다. 아이켄분지의 오른쪽 위가 착륙 예정지다. 애리조나대 제공

착륙 예정지는 달 남극 뒷쪽 아이켄분지

착륙 예정지역은 아이켄 분지 북동쪽 아폴로 충돌구다. 국립베이징천문대 연구진은 착륙 후보지 3곳을 골라 놓은 상태다. 아이켄분지는 폭 2500km에 깊이 8km로 매우 넓고 깊게 패인 곳이다. 중국 연구진은 이 지역에는 달 형성 초기 20억년 동안 소행성 충돌과 화산 폭발 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다양한 물질이 분포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게 8.2톤의 창어 6호는 원래 달 앞면 암석을 가져온 창어 5호 예비용으로 제작됐다. 따라서 창어 5호와 마찬가지로 궤도선, 착륙선, 상승선, 재진입모듈 등 4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우주선이 달 궤도에 도착하면 두 부분으로 나뉘어, 착륙선과 상승선은 달 표면으로 향하고 궤도선과 재진입 모듈은 궤도에 남는다. 창어 6호는 착륙 지점을 미리 정하지 않고 하강하는 과정에서 가장 안전한 지점을 찾는다.

착륙에 성공하면 창어 6호는 48시간 안에 드릴을 동원해 2kg의 암석과 토양을 채취해야 한다. 발사에서 귀환까지 주어진 임무 기간은 53일이다. 2020년 창어 5호가 가져온 표본은 1.731kg였으며, 임무 기간은 23일이었다.

달 표면에 있는 창어 6호의 착륙선과 상승선을 묘사한 그림. 중국 국가항천국 제공

통신 중계 위성은 이미 가 있어

현재 달 궤도에는 창어 6호와 지구 사이의 통신 중계 역할을 맡을 췌차오(오작교란 뜻) 2호 위성이 대기하고 있다.

췌차오 2호는 지난달 말 달에 도착해 타원형 동결 궤도를 돌고 있다. 이 궤도의 근월점은 달 상공 300km, 원월점은 달 상공 8600km다. 궤도의 대부분 지점이 창어 6호 착륙지역인 달 남극 뒷면의 아폴로 충돌구를 가시권에 두고 있어 지구와의 통신 중계가 가능하다.

동결 궤도란 주기적으로 엔진을 가동해 위성 기동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궤도를 말한다. 2009년 발사돼 지금까지 최장수 달 궤도선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달정찰궤도선(LRO)도 이 궤도를 돌고 있다. 췌차오 2호의 작동 수명은 8년이다.

췌차오 2호는 수명이 다해가는 췌차오 1호(425kg)를 대신해 현재 달 뒷면에 있는 창어 4호는 물론 창어 6호와 앞으로 발사될 창어 7호, 8호의 통신 중계까지 맡는다.

창어 6호의 달 궤도선. 중국 국가항천국 제공

프랑스 등 4개국 과학장비도 탑재

창어 6호에는 프랑스, 스웨덴, 이탈리아, 파키스탄의 과학장비도 탑재돼 있다. 프랑스의 가스방출라돈탐지기(DORN)는 달 표면에서 방출되는 라돈을 조사한다. 스웨덴은 달 표면의 음이온 측정 장비를, 이탈리아는 거리 측정용 레이저 역반사경을 보냈다. 파키스칸은 창어 6호 궤도선에 파키스탄 최초의 소형 달 궤도 위성 ‘아이큐브-큐’(ICUBE-Q)를 실어보냈다.

췌차오 2호에 바톤을 넘겨줄 췌차오 1호 위성은 달 뒷면의 제2 라그랑주점(L2) 근처에서 타원형 궤도를 선회하고 있다. 라그랑주점은 지구와 달의 중력이 균형을 이뤄 안정적인 궤도를 형성할 수 있는 곳으로, 달과 지구 사이엔 이런 곳이 5곳이 있다. 제2 라그랑주점은 지구와 달의 일직선 방향으로 달 뒤쪽 6만㎞ 지점에 있다.

중국은 2026년엔 달 남극 자원을 탐사할 창어 7호, 2028년엔 달 연구기지 건설을 위한 기초 조사를 담당할 창어 8호는 발사한다. 이어 2030년까지 달 유인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또 2030년대엔 달 기지 구축에도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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