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몰입, 도파민 유발…20대, 30대가 연애예능프로그램에 열광하는 이유

박혜원 기자 2024. 5. 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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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예능 프로그램 시청층 20대, 30대 과반수 차지
진정성을 바라는 욕구가 미디어를 통해 창출
일반인 출연으로 더 많은 공감대 형성


“실제로 내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이 특정 상황에서 보이는 솔직한 생각과 선택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고 공감돼 과몰입하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는 연애 장르다. 다른 분야의 예능에 견줘 분명한 강세를 보인다. ‘환승연애’, ‘나는 솔로’, ‘하트시그널’, ‘솔로지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열기에 힘 입어, 해당 프로그램에 과몰입한 ‘리액션 영상’ 또한 덩달아 인기를 끈다.

실제로 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 어워드 2023’ 결과를 보면 ‘나는 솔로’는 ‘비드라마 부문 대상’과 ‘검색반응 부문’을 수상했다. ‘하트시그널 시즌4’도 ‘강철부대3’, ‘서진이네’, ‘뿅뿅 지구오락실2’ 등의 작품을 제치고 ‘TV 시즌제/미니 예능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최근 종영한 ‘환승연애3’는 티빙의 신규 유료 가입자 수 증가에 한몫하며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2024년 4월 4주차 기준 연애 예능 프로그램 선호 시청층 조사 (출처: 랭키파이)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자는 대부분 20대와 30대, 여성이다. 빅데이터 기반 트렌드 조사 기관 ‘랭키파이’의 2024년 4월 4주차 기준 연애 예능프로그램 선호 시청층 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가 시청층의 과반수를 차지했다. 또 여성 시청자가 70% 이상으로 남성 시청자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4년 4월 4주차 기준 연애 예능 프로그램 선호 시청층 성별 조사 (출처: 랭키파이)


연애 예능 프로그램 시청자 권가현(여·20대) 씨는 “사람들이 연애에 임하는 다양한 태도를 보는 게 흥미롭다”며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내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이 솔직하게 그 상황 안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는 게 재미있고 공감돼서 과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고 시청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연애 예능 프로그램 시청자 고어진(여·20대) 씨는 “제 친구들도 그렇고, 20대 초반이라서 연애를 하고 썸을 타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데 일반인들의 감정선을 통해서 재미있게 프로그램으로 풀어낼 수 있는 점이 흥미로워서 보게 된다”고 말했다. 김진철(30대) 씨는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자극한다거나 이런 부분들이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신선하게 다가온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공감, 현실성, 흥미로운 작품 구성 등을 흥행의 비결로 꼽을 수 있었다.

부산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신혜 교수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혜원PD


이에 대해 부산대 이신혜(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15년 전부터 계속 쭉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연애 관련 프로그램이 최근 5년 많이 부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누리지 못하는 관계에 대한 욕구, 친밀감에 대한 욕구 이런 것들을 대신해서 미디어를 통해서 창출되는 욕구가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최근 5년, 10년 동안 미디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개념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진짜’를 원하고, 진짜를 보여주기를 원하는 마음이 방송과 충돌하는 경우 자극성을 나타내기도 하기 때문에 그게 인기로 나타나기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승윤 교수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혜원PD


부산가톨릭대 김승윤(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연예 예능 프로그램은 있었는데 지금과 차이가 있다면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것과 일반인 출연자들이 출연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부분이 더 현실성 있게 다가와 시청자 입장의 심리적인 측면에서 동일시라고 해서 내가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프로그램의 출연자 나이대가 20~30대이기 때문에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출연하는 것에 동일시되고, 그 출연자들이 겪고 있는 20~30대의 발달 단계나 이루어져 있는 과업들이 있는데 연애라는 것이 좀 더 공통분모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청자들의 진정성을 바라는 욕구가 미디어를 통해 창출되면서 ‘자극성과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며,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한다는 점도 더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하나의 주된 요인이라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하나의 트렌트로 자리 잡은 ‘연애 예능 프로그램’, 앞으로 어떤 변화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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