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부터 車공조까지…전기차 부품 라인업 강화
한온시스템 열관리 기술
주행거리 늘리는데 핵심
글로벌 시장점유율 17% 달해
GM·포드·벤츠 주고객사
영업망 공유 매출확대 노려
獨 콘티넨탈같은 부품사 목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열관리 시스템 등 신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동화 핵심 부품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타이어 사업을 기반으로 전장, 자율주행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굴지의 기업으로 자리 잡은 독일 콘티넨탈처럼 종합 부품사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은 영업망 확장이다. 자동차 부품사들이 완성차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 활동을 할 때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것은 새로 거래처를 뚫는 일이다.
한온시스템은 전 세계 차량용 열관리 시장에서 일본 덴소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덴소가 도요타를 비롯해 일본 완성차 기업들에 주로 제품을 공급하는 반면 한온시스템은 현대자동차·기아, 포드,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BMW,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번 인수로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은 영업망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한온시스템을 통해 전기차 전용 열관리 시스템을 찾는 완성차 기업에 신차용 타이어(OE)로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인 '아이온(iON)'을 제안할 수 있는 식이다.
전기차에서 열관리 시스템은 차량의 에너지 효율성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실내 공기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모터·배터리 온도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차의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와 고사양 연산을 담당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적절한 온도로 관리하는 것 또한 열관리 시스템이 맡는 역할이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은 한온시스템의 최초 지분을 인수한 2014년부터 타이어와 열관리 시스템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투자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첨단 기술 기반의 혁신 기업'이라는 프리미엄 없이는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조 회장의 인식이다.
글로벌 타이어 기업들 중 외연을 넓혀 결실을 맺는 데 성공한 회사로는 콘티넨탈이 꼽힌다. 고무 제조 회사로 시작한 콘티넨탈은 타이어 사업을 기반으로 브레이크, 파워트레인, 자율주행,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이번 인수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전동화 부품 라인업은 새롭게 늘어난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을 가지고 있고,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는 납축전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에서도 납축전지는 백업 전력 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기존 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지분 절반을 매각했지만 유상증자 후에도 여전히 22.73%의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로 남게 된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2015년 2조7500억원(주당 1만200원)을 들여 한온시스템 지분 50.50%를 인수했다.
한온시스템은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했지만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물류비가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이 6%대(2021년)에서 2%대(2023년)로 줄어들었다. 지난 3년 새 시총이 3분의 1 토막 났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부터 한온시스템 매각에 나섰고, 유수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이에 관심을 나타냈다. 다만 엑시트 시점에 여러 외부발 위기가 터져 결국엔 2015년 인수가격(주당 1만200원)에 지분 절반가량을 한국타이어에 매각하게 됐다.
하지만 한앤컴퍼니가 지난 9년간 받아간 세전 배당금이 6914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부 차익이 예상된다. 여기에 여전히 지분 22.73%를 들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 시 지분가치가 상승할 수 있어 추가 매각에 따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투자업계 분석이다.
한국타이어가 10년 만에 대형 M&A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타이어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올해 1분기에 한국타이어는 매출 2조1272억원(연결 기준·잠정), 영업이익 39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108.8% 급증하면서 영업이익률도 18.7%를 달성했다. 이는 2012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체제가 갖춰진 이후 한국타이어가 기록한 최고 실적이다.
[문광민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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