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구광모·박정원 '가족돌봄' 함께 뛴다

정승환 전문기자(fanny@mk.co.kr) 2024. 5. 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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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다함께 나눔프로젝트
"간병문제 해결도 기업가정신"
LG 15억·두산 10억 기부해
소아암 가족 쉼터 늘리고
중증장애 돌봄청년 생계 지원
3일 서울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ERT '제4차 다 함께 나눔 프로젝트'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맨 왼쪽), 박정원 두산 회장(왼쪽 둘째), 구광모 LG 회장(맨 오른쪽)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이 3일 서울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 모였다. 최 회장 등은 복지관 관계자로부터 복지관 연혁과 간병돌봄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간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돌봄 가족 지원에 힘을 모으기로 의기투합했다.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는 이날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제4차 다 함께 나눔 프로젝트'를 개최하고, 간병돌봄 가족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가족 간병과 돌봄은 중요한 사회문제로, 간병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생활고에 극단적인 사건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간병과 돌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아지고 민간과 공공 지원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30여 년 전 조부 고(故) 구자경 명예회장께서 기부하신 복지관에서 행사가 열려서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면서 "가족쉼터가 소아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도움이 되며,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이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 명예회장은 1992년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을 건립해 서대문구에 기부했다. 서대문을 포함해 그가 기부한 사회복지관은 14개에 이른다.

구 회장은 이날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금 15억원을 전달했다. 백혈병어린이재단은 기부금으로 서울 대학로와 교대 인근에 가족쉼터 6곳을 열 계획이다. 쉼터 6곳은 연간 4000여 명의 환아와 보호자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LG의 기부로 11곳이던 가족쉼터는 17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백혈병어린이재단은 지방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아와 간병 가족에게 임시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가족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시설이 충분치 않아 신청 가족 약 20%만 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매년 1300여 명의 어린이가 백혈병 등 소아암 진단을 받고 평균 2~3년의 치료를 받고 있다. 소아암 환아들은 항암 치료로 인해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힘든 데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도 어려워 환아와 가족들에게 가족쉼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두산그룹은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을 대상으로 매년 10억원 규모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영케어러는 중증질환, 장애를 가진 가족의 돌봄과 생계를 책임진 13~34세 가족돌봄청년이다. 박 회장은 "좋은 행사에 동참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원금은 가족 간병과 의료비, 학습 환경 조성, 주거 공간 개보수 등에 사용된다. 사춘기를 겪는 가족돌봄청년의 마음 건강을 돌보는 지원도 준비했다.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영케어러 코디네이터'가 가족돌봄청년과 소통하며 학교와 가정생활에서 필요한 내용을 상담할 예정이다.

두산은 2022년부터 지원을 시작한 창원을 비롯해 서울, 인천, 평택, 익산 등에서 가족돌봄청년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한상의는 "가족 간병에는 비용 문제, 심리적 어려움, 교육 격차 등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며 "LG와 두산의 지원으로 가족 간병 가족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 관심 확대와 제도화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신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쌓아온 다양한 기술과 문화를 바탕으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회 발전을 이끈다는 것이 핵심 비전이다. 대한상의는 2022년 신기업가정신 실천 의지를 담은 '기업선언문'을 선포하고 신기업가정신협의회를 발족했다. 현재 약 150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최 회장은 "ERT는 여러 사회문제를 공론화하고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으로 참여가 확산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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