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지속가능 가정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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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복지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2005년부터 시행 중인 건강가정기본법 제4조에 나오는 글귀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 사회가 인식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가정의 정의가 생계와 주거를 함께하는 '생활 공동체'인데, 아이도 태어나지 않고 공동체의 의미도 사그라드는 한국 사회에서 가정이란 개념이 급속도로 무너질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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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복지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2005년부터 시행 중인 건강가정기본법 제4조에 나오는 글귀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 사회가 인식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가정이라는 개념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을 기록하며 전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 1인가구 비중은 33.6%에 달했다. 가정의 정의가 생계와 주거를 함께하는 '생활 공동체'인데, 아이도 태어나지 않고 공동체의 의미도 사그라드는 한국 사회에서 가정이란 개념이 급속도로 무너질 것이 확실하다. 가정은 왜 붕괴했을까.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사기'다. 수많은 청년들의 소중한 종잣돈을 날린 전세사기가 대표 사례다. 결혼 자금이 송두리째 날아갔다. "엄마, 나 휴대폰 잃어버렸는데 지금 휴대폰 사야 해. ×××계좌로 얼른 돈을 보내줘." 예전 아동유괴범이 사라진 자리는 보이스피싱 사기범이 채우고 있다.
'사회적 육아' 문화를 무너뜨린 것 역시 사기 때문이다. 1980년 무렵 이전에는 애를 낳기만 하면, '동네 전체'가 합심해서 아이를 같이 키워줬다. 하지만 사기범이 곳곳에 판치는 요즘, 동네 이웃의 선의에 기대 품앗이로 아이를 맡아달라고 하는 일이 가능이나 할까. 되레 "엄마 아빠 말고 너한테 잘해주는 어른은 무조건 조심해야 해"라고 신신당부하는 것이 요즘 풍경이다.
사기범에 대한 처벌이 관대하다 보니 이 땅에 사기꾼이 너무 많다. 사기꾼이 많은 이 세상에서 가정을 꾸리고 지켜가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2011년 설정된 사기범죄 양형 기준을 13년 만에 손질한다고 한다. "판사님이 이런 사기 당하셔도 솜방망이 판결하실 겁니까." 피해자들이 왜 이렇게 울부짖는지에 대한 고민은 법관이 해야 할 당연한 사회적 책무 아닌가. 사기범죄를 막지 않는 한 가정의 미래도 없고, 당연히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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