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최대 탄광도시 中 푸순 탄소가 일군 흥망성쇠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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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 벌판'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중국 동북 지역에 '푸순'이라는 탄광 도시가 있다.
1933년엔 만주 석탄 생산량의 5분의 4, 일본 제국주의하에서 생산된 석탄의 6분의 1을 차지했을 정도로, 동아시아 최대 탄광으로 불렸다.
푸순의 전체 석탄 예상 부존량 15억t 중 약 3분의 1이 여전히 지하에 남아 있지만, 이를 채굴하면 산사태와 지반 침하가 발생할 위험성이 커서 2019년에 완전히 폐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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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 벌판'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중국 동북 지역에 '푸순'이라는 탄광 도시가 있다. 1933년엔 만주 석탄 생산량의 5분의 4, 일본 제국주의하에서 생산된 석탄의 6분의 1을 차지했을 정도로, 동아시아 최대 탄광으로 불렸다. 지금은 폐탄광이다.
푸순의 전체 석탄 예상 부존량 15억t 중 약 3분의 1이 여전히 지하에 남아 있지만, 이를 채굴하면 산사태와 지반 침하가 발생할 위험성이 커서 2019년에 완전히 폐쇄됐다.
2012년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푸순 전체 면적의 3분의 2가 불안정한 지반 위에 놓여 있다. 탄소 자원을 딛고 인구 220만명의 대도시로 성장한 이곳은, 역설적으로 그 무분별하고 소모적인 개발의 결과에 존폐가 위태로운 지경이다.
푸순은 전 지구적 비극을 한 도시를 통해 보여준다. '탄소가 만든 세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파탄에 이르는지를 보여주는 '소우주'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사학과 부교수이자 20세기 중국·일본 연구가인 저자 빅터 샤우는 "석탄이라는 검은 암석은 산업화한 세계를 만드는 데 핵심적이었던 만큼 그러한 세계를 파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저자는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 시기와 근대국가의 등장이 겹친 점에 주목했다. 푸순의 20세기 발전 시기는 일제의 침탈, 1·2차 세계대전, 중국 국민당 정부와 공산당 정부 통치기를 잇달아 거쳤다. 그런데 일제가 자원을 개발하며 심어놓은 '수직성'은 정치 이념이 바뀌어도, 통치 주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았다.
저자는 이 같은 근대적인 에너지 추출 통치 체제를 '탄소 기술관료주의'라고 명명한다.
책은 저자가 푸순의 근대 발전기를 연대순으로 탐색한 광범위한 역사서이지만, 문학적 글쓰기를 통해 읽는 맛을 더했다. 특히 푸순 탄광을 둘러싼 정치·경제·기술뿐 아니라 사람 이야기가 펼쳐진다. 1932년 핑딩산 학살 사건 등 비극적 현장에 대한 묘사도 독자의 가독성을 높인다. 저자에 따르면 1954년 1분기에만 탄광 사고가 832건 발생해 10명이 사망했다. 1956년 1~10월 2100건이 넘는 사고로 36명이 사망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렇게 탄소 기술관료주의는 인간과 환경을 대가로 연명해왔고, 지금도 화석연료는 대기 중으로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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