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의류 제조회사 '노브랜드'…"대체불가능한 옷 만들 것"

조한송 기자 2024. 5. 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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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노브랜드 기자간담회에서 이상규 노브랜드 대표이사가 인삿말을 하는 모습/사진=노브랜드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로서 대체할 수 없는 의류 제품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달 중순 코스닥 상장을 앞둔 패션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 노브랜드가 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상장 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노브랜드는 1994년 설립된 의류 제조업체(OEM·ODM)다. 다른 제조회사와 차이가 있다면 제조회사지만 패션 브랜드들의 의류 제품 생산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디자인' 역량을 갖춘 회사라는 점이다. 노브랜드의 디자인 인력 비중은 전체의 31.8%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20년 이상의 제품 생산 업력을 기반으로 전체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제품 디자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의류 제품을 직접 디자인 및 제작해 수출하는 사업 모델을 '디자인 플랫폼 하우스'라 칭한다. 노브랜드는 고객사가 필요한 상품을 요청하면 계절별 시즌 기획부터 시장조사, 색감 및 원단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 진행하는'숍 앤 어돕트(Shop & Adopt)' 프로그램을 3년 전부터 도입했다. 디자이너를 갖추지 않은 회사들도 의류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노브랜드가 디자인 역량을 강조하는 이유는 일반 OEM·ODM 대비 부가가치가 높고 고객사를 묶어두는 락인 효과가 있어서다. 노브랜드만이 제작할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해야 가격 경쟁 중심인 ODM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 것. 실제 디자인 역량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의류 수출 기업들이 업황 부진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넘게 줄어든 가운데서도 회사는 이보다 낮은 하락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디자인 역량을 강화한 결과 고객사도 다양해지는 효과를 봤다. 가장 매출 비중이 높은 곳은 갭(Gap)으로 29.9%를 차지한다. 이밖에 타겟(Target) 등 대형 할인점 브랜드와 더불어 랙앤본(Rag & Bone) 등 프리미엄 브랜드도 노브랜드와 의류를 생산한다. 2022년부터는 신생 브랜드와도 거래를 트며 브랜드 인큐베이팅 사업에 나서고 있다.

국내 고객사로는 유일하게 F&F를 뒀다. 엠엘비(MLB)·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Discovery Expedition)을 주요 브랜드로 둔 에프앤에프(F&F)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통해 중국 및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효과를 봤다. 노브랜드의 F&F향 매출은 2020년 30만 달러에서 지난해 2650만 달러까지 늘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얼어붙었던 미국 내 소비심리는 회복 추세다. 미국 섬유 및 의류 상무국(OTEXA)에 따르면 북미 의류 수입 규모는 2020년 1510억 달러에서 2022년 1993억달러로 32% 가량 늘었다. 주요 브랜드의 재고자산은 2022년 3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올해부터는 주요 고객사의 재고가 부족해지면서 신제품 재고 보충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높다.

노브랜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총 6개의 생산 인프라를 가동중이다. 회사가 보유한 생산 인프라가 2022년 기준 90% 이상 가동률을 기록한 데 따라 기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추가적인 생산시설을 확충해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12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는 8700원~1만1000원이다. 오는 8일까지 총 5영업일 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오는 13~14일 일반 청약에 나서 23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다. 공모 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약 132억원 규모다. 회사는 이중 일부를 단가가 높은 겨울철 아웃도어 등을 생산하는 시설을 확충하는 데 쓸 예정이다.

이상규 대표이사는 "이번 코스닥 시장 상장은 회사가 한 단계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패션 산업을 선도하는 차별화된 디자인 및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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