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러, 북한에 유엔 허용량 넘는 정유 공급”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서 허용한 양보다 많은 정유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2일(현지시각)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존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러시아가 3월에만 16만5천배럴이 넘는 정유를 북한에 공급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의 항구가 가까워 러시아가 이처럼 정유를 보내는 거래를 제한 없이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은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해 북한이 한 해 수입할 수 있는 정유제품의 규모를 50만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금처럼 북한에 정유를 계속 공급하면, 한 해 허용량 50만배럴을 쉽게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의 행동은 유엔 안보리가 비핵화와 비핵확산을 위해 해온 오랜 지속적 노력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정유와 무기 거래에 참여한 행위자에 대한 제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와 정유 등의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초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건네준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쓰였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분량의 군수물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무기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에 항공기와 지대공 미사일, 탄도미사일 제작 설비와 관련 선진기술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