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는 좋다더니…"전자파 싫다" 발칵 뒤집힌 집주인들

최해련 2024. 5. 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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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동대문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이런 민원이 1550건 넘게 올라와 있다.

 청량리역 인근 주거시설 50m 이내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열차를 운행하기 위한 초고압 전력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소식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동대문구 외에도 경기 부천 등 GTX가 지나갈 지역들이 변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변전소는 전기 엔진으로 구동하는 GTX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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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개발 호재의 역설
청량리역·부천 호수공원 변전소 설치
인근 주민들은 "전자파 싫다"며 반대


“구청장님이라면 집 앞에 변전소를 둘 수 있겠습니까?”(서울 청량리역 인근 주민 A씨)

3일 서울 동대문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이런 민원이 1550건 넘게 올라와 있다. 청량리역 인근 주거시설 50m 이내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열차를 운행하기 위한 초고압 전력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소식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동대문구 외에도 경기 부천 등 GTX가 지나갈 지역들이 변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GTX는 반기지만 우리동네에 기피시설인 변전소는 안된다’는 것이다. 

“전자파 나와요”…주민들 변전소 결사반대


변전소는 전기 엔진으로 구동하는 GTX 열차를 운행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시설이다. 지난 3월 개통한 GTX-A 일부 구간(동탄~수서)은 수서고속철도(SRT) 변전소를 활용하고 있다. 오는 12월 개통을 앞둔 GTX-A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 운행에 필요한 변전소는 현재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171-5번지에 짓고 있다. 주거·상업지역에서 1㎞ 이상 떨어져 있어서 그동안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A노선과 달리 B·C노선 사업시행자는 주거시설이 몰려 있는 지역을 변전소 부지로 낙점하면서 홍역을 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27일 동대문구 전농동 588-152번지에 변전소가 포함된 실시계획 승인을 고시했다. 지하 34m 깊이에 4층 규모로 짓는 내용이다. 변전소 부지 36m 거리에는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1425가구) 출입문이 있고, 50m 거리에 국공립어린이집이 운영 중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과 이용자들은 전자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변전소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인 GTX-C 주식회사 측은 지난해 8월과 9월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절차를 다 이행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향권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은 대부분 공청회 이후 입주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황인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입주민 대표는 “작년 8월부터 입주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를 주민들을 비롯해 약 3000가구는 설명회에 참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달 22일 GTX 변전소 관련 주민 설명회가 다시 열렸지만 주민들과 사업시행사간 입장차만 확인하는 자리에 그쳤다. 

 전문가들 “변전소 인식 바뀌어야”

경기 부천에 조성될 예정인 GTX-B 변전소 부지를 두고서도 지역사회와 사업시행자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대우건설 컨소시엄(GTX-B노선 주식회사)이 지난해 말 공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따르면 변전소는 당초 기본계획상 중동 계남고가사거리 지하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기본설계 단계에서 상동호수공원 산책로 지하로 변경됐다가 다시 실시설계 때 호수공원 남쪽 주차장 지하로 바뀌었다.

지역 주민들은 “연간 180만명이 찾는 공원에 이런 혐오시설이 웬 말이냐”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부천시도 “사업시행자가 점용허가를 신청하면 불허하겠다“고 거들고 있다. .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전문가들은 변전소에서 인체에 영향을 줄 만큼의 전자파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입을 모은다. 강성만 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은 “GTX든 KTX든 열차를 운행하려면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며 “이격거리 등을 지킨다면 문제가 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양재 한국전력 아트센터 앞, 여의도 ‘더현대’ 바로 앞 등 서울 노른자위 땅 지하에도 변전소가 있는데 주변 땅값은 내려가지 않지 않느냐”며 “잘 운영되는 사례를 시민들과 공유하면서 갈등을 풀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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