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Lab] 득점 1위+추가시간 결승 골만 3개…'특급 조커' 포항 정재희, 평균 47분 뛰며 만든 활약

(베스트 일레븐)

축구 경기를 보다 보면 주목할 만한 현상이 도드라지곤 한다. 빼어나게 빛나는 선수가 나타날 때도, 언더독 팀이 '파죽지세'가 될 때도 있다. <베스트 일레븐>은 팀트웰브의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알파볼>과 합작해 이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레븐(11)과 트웰브(12)가 만난 '11.5Lab(Laboratory)'이다. 팀트웰브 김동현 팀장(kimdh@team12.co.kr)과 조영훈 기자가 함께 썼다. <편집자 주>

포항 스틸러스(포항)가 심상치 않다. 포항은 2024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기동 감독이 FC 서울로 적을 옮겼다. 5년간 팀을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의 부재, 그리고 주요 선수의 대거 이탈로 인해 어려운 2024시즌이 예상됐으나, 역시 K리그판 예측은 무의미했다. 포항은 6승 3무 1패, 승점 21로 한 경기 덜 치른 울산(승점 20)을 밀어내고 리그 선두를 달린다.

이 배경에는 박태하 신임 감독이 있다. 박 감독은 화력을 강조하는 직선적 스타일을 빠르게 팀에 접목했다. 핵심 미드필더 한찬희는 "초반 이렇게까지 잘할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큰 변화가 있었고 우리도 이제 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시즌 초반부터 이렇게 좋은 팀을 감독님께서 만들어주셨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여기에 선수 한 명을 주목해 보려고 한다. 공격수 정재희다. 10라운드를 마친 현재 7골을 터트리며 이동경(울산/김천 입대)·이상헌(강원)과 더불어 리그 득점 공동 선두다. 직전 경기였던 10라운드 강원 FC(강원)전을 중심으로 정재희가 포항 초반에 가져온 영향을 톺아봤다.

합산 스코어 2-4. 강원이 홈에서 포항에 패했다. 스코어와 달리 경기 내용에서 강원이 크게 밀린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경기 초반 정재희의 득점이 터지기 전까지는 강원이 몰아붙였다. 점유율, 슛 숫자, 패스 횟수 등을 보면 강원이 주도적인 경기를 펼친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크로스 횟수, 인터셉트, 공중 경합 등 강원이 포항에 월등히 앞선 지표가 많다. 경기 내용상으로 강원이 포항에 패배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포항에는 정재희가 있었고 이 경기가 그의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날이었다.

정재희의 이번 시즌 활약이다. 총 7골로 득점 공동 1위다. 그런데 그가 선발 출전한 경기가 단 2경기에 불과하다는 점은 재미있다. 대부분 교체 출전했으며, 경기당 출전 시간은 47분이다. 이동경(76분), 이상헌(84분) 대비 압도적으로 적은 시간이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무려 4골을 넣었다. 특급 조커다.

포항의 이번 시즌 경기 결과다. 경기 결과와 해당 경기에서 정재희가 어떤 활약을 펼쳤는지 살펴봤다. 1라운드에서 패배한 것을 제외하면 무패가도를 달린다. 정재희는 1·2라운드에는 출전하지 않았고 3라운드부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10라운드 전까지 4골을 추가시간에 넣었고 대부분 결승 골이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방점을 찍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