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딱하면 범죄자 될 판”…초등 선생님들 현장학습 기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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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현장체험학습을 계획하는 초등학교가 많은 가운데 학생들을 인솔하는 교사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사고로 제자를 잃은 강원도 초등학교 교사 두 명이 과실치사 혐의로 법정에 서면서 안전 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의 한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을 하던 중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자, 검찰은 인솔교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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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불편하면 민원제기돼 두려워”
중과실 없으면 면책 조항 신설 목소리
3일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조금만 불편하다 싶으면 민원이 들어오니 현장학습 인솔하는 것도 두렵고 부담스럽다”면서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의 한 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을 하던 중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자, 검찰은 인솔교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기소했다. 작년 7월에는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20대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교사단체 등은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갑질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강원도 춘천의 한 초등학교는 최근 5학년 이하의 1학기 현장체험학습 계획을 잠정 취소하기로 했다. 사고 위험과 책임에 대한 우려가 현장학습 취소로 이어진 것이다. 교사들은 안전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체험학습을 꺼리고 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도 돌발 사고가 발생하면 교사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면서 “이 때문에 교사들이 뭐든 조심하고 안 하려는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자주가는 생태공원 등에 있는 진드기에 물릴 위험도 있어 야외활동 자체를 꺼리는 교사들도 있다.
실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작년 9월 전국 초등교원 1만21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현장체험학습 관련 민원·고소·고발이 걱정된다는 응답이 97%에 달했다. 교사 10명 중 세 명은 실제 민원·고소·고발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의 불안감은 교육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해 교사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 관련 교사 피해 사례조사’에 따르면 교사 80.4%가 교육활동을 진행할 때 ‘매우 불안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교사 82.9%는 이러한 불안감이 ‘교육활동을 매우 위축시키고 있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안전하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교총은 “학교안전사고 시 교원에게 고의 중과실이 없다면 민·형사 상 책임을 면하도록 하는 학교안전법 개정 등 모든 법·제도적 보호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안전사고에 대한 교사 책임을 과도하게 묻는 관행은 비합리적”이라면서 “교육활동을 수행한 교사를 폭넓게 보호하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법)과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을 개정해 교사를 보호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교육활동 중 사고가 발생하면 교사에 대한 소송을 학교에게 대리하고 교사에게 일부 과실이 있다면 교원책임배상보험에 의해 배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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